brunch

눈 감고 꼭 붙어 있자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

by YY

꼭두새벽 꼭 한 번은 깨


나를 지켜주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넓은 대지 위에


발가벗고 홀로 남은 느낌에


두려움이 몰려와 무서워



세상으로 도망치려 휴대폰을 찾고


밝은 빛에 안심하며 내 두 눈을 내어주고


쓰잘 것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훔쳐봐



세상엔 아무 일도 없네 오직 나의 세상만 어두워


누가 누굴 죽였다 하네 누가 누굴 욕했다 하네


누가 무얼 샀다 하네 누가 누굴 낳았다 하네



저 너머의 불행도 행복도 나를 구해주지 않아


내 세상이 가장 어두워


위로가 되지 않는 빛에 또다시 허망해



꼼지락거리는 내 몸짓에 깬 네가


뒤돌아 등진 나를 안으며 말해


'눈 감고 꼭 붙어있자'



너는 언제나 나에게 이렇게 사랑한다고 말해


나를 너의 세상으로 불러들여


따뜻하고 친절한 우리의 언덕으로



그곳에서 우리는 몸을 맞대


너의 온기가 나에게 스며들어


추위는 사라지고 어둠이 물러나


나는 다시 안심하며 눈을 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