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
꼭두새벽 꼭 한 번은 깨
나를 지켜주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넓은 대지 위에
발가벗고 홀로 남은 느낌에
두려움이 몰려와 무서워
세상으로 도망치려 휴대폰을 찾고
밝은 빛에 안심하며 내 두 눈을 내어주고
쓰잘 것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훔쳐봐
세상엔 아무 일도 없네 오직 나의 세상만 어두워
누가 누굴 죽였다 하네 누가 누굴 욕했다 하네
누가 무얼 샀다 하네 누가 누굴 낳았다 하네
저 너머의 불행도 행복도 나를 구해주지 않아
내 세상이 가장 어두워
위로가 되지 않는 빛에 또다시 허망해
꼼지락거리는 내 몸짓에 깬 네가
뒤돌아 등진 나를 안으며 말해
'눈 감고 꼭 붙어있자'
너는 언제나 나에게 이렇게 사랑한다고 말해
나를 너의 세상으로 불러들여
따뜻하고 친절한 우리의 언덕으로
그곳에서 우리는 몸을 맞대
너의 온기가 나에게 스며들어
추위는 사라지고 어둠이 물러나
나는 다시 안심하며 눈을 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