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이 만들면 이렇게 구린걸까?
요즘 뉴스를 보면 젊은 나이에 스타트업으로, 유튜브로, 웹툰으로, 음악으로 돈을 크게 모으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도 흥미롭고, 비지니스 모델에도 재미있지만 저는 그들의 성공에서 바야르호 시대의 변화를 느끼고 있어요.
가령, 예전에 부를 쌓는다고 하면 사업을 일구고 이를 순차적으로 확장하면서 차근차근 부자의 반열에 이르는게 일반적이었죠. 그래서 과거에는 나이가 많을 수록 실력이 뛰어나고 자본이 많은 부자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러한 법칙이 깨지고 있는데 부동산 자산이 대부분이던 기성세대들의 자산에 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가령,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공실이 많아지고, 부동산 관련 세금이 높아지는 한편 대출은 막히고 있죠), 은퇴가 빨라지는 한편, 시대의 거대한 변화로 인해 조직 또는 회사에서 더 이상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그다지 중요하게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이죠.
또 하나의 변화로는 소위 MZ 세대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서비스를 통해 자본과 큰 초기 투자가 아니어도 예쁜 얼굴과 매력적인 몸, 또는 재능과 엉뚱한 매력 정도가 있으면 다양한 채널로 홍보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척 많아졌다는 점 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변화 때문에 과장하면 이제 오히려 젊은 사람이 더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유사이래로 처음 등장한 것 같습니다. 많은 통계가 지금의 20~30대가 4포 세대니, 5포 세대니 하면서 겁을 주고 있지만 그 안에서 수 많은 히든 챔피언들은 슈퍼카를 타고, 유니콘을 일구고, 엑싯을 하고 또 다른 회사의 CEO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젊고도 건강하며 열정있는 놀라운 친구들은 기성세대들이 다양한 허들로 구축한 기성세대의 밥그릇을 하나씩 해체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과 같은 재래시장에 새로운 젊은 열혈 장사꾼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권리금'이라는 명목으로 '상인회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죠. 도매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 하면 현금 거래를 요구하죠. 이런 구시대적 거래 관행이 싫은 젊은 세대들은 29cm, 무신사와 지그재그, 심지어는 플리마켓이라는 비정기 장의 형태로 이동해서 자신들의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숙박업소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누가 요즘 그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펜션에서 묶고, 여름철 피서를 가서 자릿세를 주면서 미슐랭 2스타 가격의 백숙을 먹나요? 차라리 에어 비앤비를 쓰고(사실 여기도 괜찮은 숙박업소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괜찮은 디자이너가 만든 부티크 호텔을 선택하고, 아니면 차라리 해외로 가죠. 담배 냄새나는 불친절 기사의 택시를 타느니 깨끗하고 친절한 타다를 타고, 주차도 안되는 재래시장에서 덤탱이 쓰면서 주말 장보기를 하느니 마켓컬리에서, 롯데온에서 쇼핑을 하는게 훨씬 편하죠. 이제 플랫폼은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고 세계의 고객과 만날 수 있으니 관건은 실행력과 자신의 매력도, 그리고 약간의 용기 정도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빈다. 기성세대들이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 놓은 그러한 세상의 룰을 이제 깨야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아, 물론 정치인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전통시장을 이용하라, 국내 여행을 떠나라, 타다는 불법이다, 라고 하고 있죠. 그들은 같은 기성세대니까요-
그간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에서 당연시 되는 것들 중에 요즘 젊은 것들의 사고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가령, 급발진 사고가 발생한 현대차는 리콜은 커녕 소비자가 과실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되는 작금의 상황을 젊은 친구들의 상식이 용납해줄까여?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순환출자를 통해 삼성을 지배하는 이재용의 거버넌스에 대하여 이제 대한민국의 젊은 친구들이 '그래 삼성이 없으면 한국이 망한다'고 하며 눈 감아 줄까요? 검찰이 기자와 짜고 전직 정치인 한명을 죽이기 위해 시나리오 쓰고 기업인을 압박하는 작금의 상황을 그들의 양심이 이해해줄까요? 2년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정유라, 최순실의 사건은 과장하자면 루이 16세를 단두대로 처형한 프랑스의 혁명의식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친구들이 글로벌한 감각과 한국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잠재력,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있기에 지금 잠깐 젊은 세대들이 패배주의, 내지는 회의주의에 빠져있을 수는 있지만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러한 변화의 동력이 한탕주의로 왜곡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지만요. (유투버, 래퍼 들이 돈 벌어서 건물을 사거나, 슈퍼카를 타는 모습이 미화되고 또 이를 추종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시대정신 자체가 너무 물신숭배와 과시욕으로 변질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말 나이 많은 어른 중에 선수들이 별로 없습니다. 정말 눈 씻고 찾아봐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잘 한다는 회사들, 그러니까 마켓컬리, 무신사, 젠틀몬스터, 쿠팡, 배달의 민족과 같이 기존의 불편함, 내지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고, 시장에 혁신을 가하는 사람들이 후배 세대들에게 '얘들아, 너희 너무 쫄지마. 세상 별거 없어. 이제 니들 세상이야' 하면서 끌어주고, 또 후배들은 선배를 잘 만나서 이러한 변화, 그러니까 주식과 부동산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와 비지니스 모델의 혁신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비젼을 가질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토닥여줍시다. 얘들아 조금만 참아. 시간이 걸리지만 곧 나아질거야,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