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밥 말아 먹기

by 김휴

슬픔에 밥 말아 먹기


숨죽이고 살다가 정작 죽어버리자

컴퓨터도 따라 죽겠다고


왼쪽가슴께 스위치까지 내려놓고

나는,

두루마리화장지처럼 몸을 만다


버려진 인형처럼 나는 죽어있었고

배가 고프다며

고요가 울기 시작한다


그때 몸이 너무 촘촘하다며

화장지가 끝없이 몸을 풀더니

멍든 복숭아뼈를 보여준다


마우스피스가 없는

빈집은,

애인의 슬픔도 엿볼 수가 없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