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요즘 신문들은 폭도들의 미 의회 난입 소식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대한민국 신문에 너무 많은 미국 뉴스란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나비 효과란 말이 있다. 월가가 기침하면 우리나라 증시 감기 든다는 말. 미국과 안보나 경제면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우리나라 서로는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코로나 여파로 여행은커녕 집 밖 나가기도 힘든 요즘. 당연히 몇 년 전 다녀온 미국 동부 여행, 특히 워싱턴 DC 여행 강제 소환.
미국은 크다. 동부와 서부의 시차가 세 시간.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의 여행은 해외여행 정도의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다 아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시차가 없고 홍콩과의 시차가 한 시간이다. LA딸네 온 김에 큰 맘먹고 미국 동부 여행까지. 설레는 마음. 서부에 LA와 샌프란시스코가 있다면, (나 학창 시절 영화광에 히피 추종자였다. 당연 LA와 샌프란은 젊은 시절 내 꿈의 도시들). 동부에는 뉴욕과 워싱턴 DC. 세계 경제와 정치의 중심지. 미국의 핵심 속으로. 가슴이 설레지 않는다면 비정상.
미국 LA공향에서 뉴욕의 케네디 공항까지. 미 국내 항공편으로 이동. 네 시간. 이상하게 올 때는 다섯 시간 소요. 우리나라 한창 더울 때인 8월에 와서 10월에 동부 여행. 서부는 열대 사막 기후라 가을 풍경이 아니었는데 동부는 단풍이 한창! 미국의 크기 다시 한번 실감. 뉴욕 구경은 마지막에 하기로 하고 먼저 워싱턴으로.
워싱턴 DC를 향해 가는 도중 평범해 보이는 건물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가슴이 뭉클! 집 나서면 애국자가 된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영사관이란다. 이름마저 입에 붙지 않는 “대한제국” 우리나라 마지막 왕조! 지나쳐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으로.
박물관이야 별 다르겠는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인이 300년 전통의 미국 박물관 정도야? 나 국뽕!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호프 다이아몬드! 그리고 한국관. 너무 하다. 겁나도록 발전한 21세기의 대한민국과는 너무 다르다. 지금은 특별한 날만 입는 우리의 전통의상에 훈민정음해례본 사진만 덩그러니. 이 사람들 서울 야경 구경 한 번 시켜주고 싶은 마음. 워싱턴 여행 내내 떠나지 않은 생각이다. 미국 원조 물자 먹고 자란 세대의 열등의식도 분명 한몫했으리란 생각.
한국전쟁기념공원! 우리는 6.25를 사변 혹은 동란이라 배웠다. 이민족과의 전쟁이 아니라는 말씀. 영어 원어민 교사와 약간의 입씨름했던 기억. 미국의 남북 전쟁도 그들은 전쟁이라 한단다. 지금은 우리도 한국전쟁이란 말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우리의 비극이 다른 사람들에겐 기념이 되는 아이러니! 한국전쟁 참전 용사 기념 공원이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 어디서 왔느냐는 물음에 사우스 코리아라 답하는 나도 답답하다. 이들은 한국에서 왔다면 대개 남이냐 북이냐를 묻는다. 아내는 짜증. 돌대가리란다. 북한 사람이 미국 올 일이 있을까? 그래도 인증 사진은 한 장. 판초라 불리던 우의를 입고 M1 소총을 멘 모습이 나를 군 시절의 추억으로 안내한다. 자그마한 내 체격에 M1 소총은 왜 그리도 무겁던지! 총검술 위로 막고 차에서 동작 그만을 하면 그대로 기합, 요즘 말로 얼차려! 그 끝에는 “자유는 대가가 필요하다.” 란 자막.
워싱턴 타워를 바라보며 백악관으로! 미국 대통령이 사는 곳! 얼마 전 우리나라의 전직 국회의원이 민주주의 어떻고 하는 피켓 들고 1인 시위하던 곳. 그러나 이곳은 그냥 관광지다. 너도 나도 인증 사진 찍는 곳! 물론 나도 아내와 하트 만들며 한 컷!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인 것은 분명하다.
다른 나라 대통령의 기념관은 그냥 지나치고 링컨 기념관으로! 노예해방을 이룬 대통령이자 그 계단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나는 꿈이 있어요!” 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자유의 여신상을 이고 있는 문제의 미연방 의사당! 미국 동부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둘 있다. 하나는 너무나 잘 알려진 뉴욕의 여신상. 다른 하나가 미 의사당 꼭대기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그런데 그 의미가 조금은 다르다. 뉴욕의 그것은 인간이면 타고나는 자유! liberty의 개념이라면 워싱턴의 여신상은 법으로 규정되는 자유 freedom의 뜻이란다. 이 곳의 모습이 변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지나다니던 이곳에 무장한 경찰들의 바리케이드가 있다. 가까운 친척들이 미국에 거주하는 분들도 많으리란 생각. 미국이 빨리 안정을 찾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