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시차때문인지,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늦잠. 외손녀 소리에 기상. 열흘 전에 한국에서 본 할애비를 무서워 한다. 큰맘 먹고 돌반지 선물까지 했건만! 약간 서운. 사위는 출근하고 없다. 여섯시 전에 출근. 대신 퇴근이 세시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칼퇴근. 네시면 집에 딱 들어온단다. 모여서 술 한 잔! 이런 것도 없다. 한 시간 넘는 출퇴근 시간이 고속도로 자가 운전. 각자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경험해보니 집안 일도 많이 도와준다. 모든 것이 가정 위주로 돌아간다는 느낌. 미국은 동,서부의 시차가 세시간이다 보니 서부에서는 여섯시부터 일 시작. 사위는 집이 멀어 일곱시 부터. 당연히 러시아워도 피할 수 있는 것 같다.
집 안 청소를 하려니 딸애가 기겁을 한다. 엄마 왈 “친정부모는 딸이 할 일이라 자기가 한단다." 시부모와는 조금 다르다는 얘기. 정말 라떼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정년을 하고보니 갑자기 세상 쓸모 없는 사람이 된 기분. 게다가 퇴직 직전 큰 수술. 우울증 초기란 느낌. 그래서 중국어, 기타, 헬스 등 부지런해지려 노력. 그런데 이 나이에 자식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다는 것. 이건 행복이다. 이제 부터 청소는 내가 한다.
손녀와 외출. 유모차를 타면 좀 편하련만 돌 갓 지난 애라 묶이는 걸 참지 못 한다. 사위가 사용하는 도구 사용. 요즈음은 없어졌지만 과거엔 경상도 말로 띠갑지란 어린이 업는 도구를 현대화한 느낌. 밖에 나오니 사람이 없다. 외손녀 출산시, 딸애 산후 조리를 위해 나보다 석달 정도 미국 생활을 더한 아내가 한 말. 낮에 혼자 외출하면 노숙자 취급 당한단다. 미국에는 홈리스들이 참 많다. 나도 2년 전 경험. 미국은 일을 안 하면 살 수 없는 나라다. 우리나라도 마찬 가지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캥거루족이란 말이라도 있다. 대신 최저 임금이 높아 일만 하면 먹고 살 수는 있단다. 노숙자들은 이런 신자유주의란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 한 사람들이란다. 미드에 나오는 범죄가 개연성이 있는 이유란다.
아이 안고 걷는 데 아내가 개똥 밟았단다. 미국은 참 개판이다. 이곳 아파트촌은 사람보다 개와 고양이가 더 많은 것 같다. 한 사람이 작은 개 몇 마리씩 데리고 다닌다. 당연히 개똥 천지. 보이는 곳은 주인이 치우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그야말로 개판이다...반려동물이란 말은 외로움의 또 다른 말이 아닐까 개인적 생각.
손녀가 잠이 들면 곧 바로 외출. 곳곳에 붙어 있는 계시물에 적힌 단어들을 적어와서 사전에서 찾는다. 잘 못 하면 벌금 물 수 있다. 미국은 다민족 국가이다 보니 분쟁도 많고 법 집행도 엄격하단다. 공공장소에서 청소를 하면 젖었다는 표식을 세운다. 만일 그게 없으면 물기때문에 넘어졌다며 소송 걸 수도 있단다. 사전을 찾으니 거의 비슷한 말들이 표현만 다른 것들이 많다. 주로 주의, 경고, 주목등과 침범하지 마시오, 개인재산입니다. 주차금지. 24시간 비디오 작동. 이런 말들이다. 무언가 감시 당하고 있고, 냉정한 사회란 느낌. 반려 동물이라도 키워야 살 수 있다는 느낌! 이렇게 미국생활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