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할인이 몇시까지야?"
"11시거가 마지막인거 같아"
10:30분이 되자 백화점 문이 열렸다. 인사를 하는 직원들 사이를 지나쳤다. 에스컬레이터로 두 층을 내려오자 책냄새 사이로 커피향이 묻어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토스트 두개 주세요"
직원이 캐리어와 함께 물을 두잔 내밀었다.
토스트를 입에 물었다. 쓰린 속이 따뜻해졌다.
<띵동 10층입니다>
주변이 팝콘냄새로 가득찼다. 긴 복도를 걷는 동안 영화 포스터를 여러 개 지나쳤다.
"이거는 재밌어 보이는데? 다음에 볼까?"
넓은 공간에 들어서자 티켓박스의 줄이 길었다.
"팝콘.. 먹을까?"
"아냐.. 우리 살빼야 돼"
손에 이끌려 걸어가면서도 눈이 매점에서, 특히 팝콘통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11:00~13:07
5관 I5, 6
티켓과 커피를 손에 들고 상영관 의자에 앉았다. 광고가 이어지는 동안에 커피를 계속 마셨다.
화면이 바뀌고 첫 대사가 상영관에 울렸다.
빨대를 입에 대자 얼음 소리가 났다. 컵을 내려놓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아랫배가 당기기 시작했다. 다리를 살짝 벌리고 한쪽다리를 접었다.
11:40
핸드폰을 뒤집었다.
배우가 한마디를 하니 상영관에 웃음이 터졌다.
중간에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이내 다시 앉았다.
목 뒤에 손을 대니 땀이 흥건했다.
주변에 훌쩍이는 소리가 많아졌다. 옆자리에서도 눈물을 닦고 있었다. 나도 소매를 들어 이마를 닦았다.
양 옆엔 지나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12:30
핸드폰을 눌렀다. 옆에서 옆구리를 쿡하고 찔렀다. 귀 옆으로 땀이 흘러내렸다.
상영관의 불이 켜지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갔다.
"쿠키 있대?"
"아니 없나봐, 나 화장실좀.."
얼음이 사라진 커피를 들고 나와 복도를 뛰었다.
화장실에 서서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이중창을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고 손을 씻으며 거울을 바라봤다.
앞머리가 젖은 빨간 눈의 남자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