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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r 11. 202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In Our Prime>

이 영화를 많이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대를 좀 걸었습니다.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포자 고등학생을 가르친다니요. 시놉시스 한 줄만으로 기대되는 한국 영화가 대체 얼마 만인지.. 그래서 이러나저러나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영화의 초반부는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영화의 톤이나 완전히 새롭거나, 혹은 엔딩이 전혀 예상이 안된다 이런 건 아니었지만 소재가 소재인지라 흥미로웠고, 주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최민식의 안정적인 연기가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급격히 무너지고 맙니다. 일단 영화의 톤이 일정하지 않고, 너무 급하게 나아가면서 영화가 굉장히 단조로워지고 뭉특해진 것 같았어요. 결정적으로, 박보람이 극에 중간에 끼어들면서 굉장히 극이 가벼워진 것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초반부의 톤만 유지하다 약간의 무거움+감동이 차지하는 후반부로 들어갔어도 충분히 좋았을 거 같아요. 정말 무슨 웹드라마 수준으로 극이 가벼워졌다가 후반에는 무거워지고, 거기에 빠지지 않는 가족 얘기로 신파 연출에 오글거리고 유치함까지.. 중후반부터 너무너무 아쉬웠던 영화였네요. 너무나 좋은 소재와 주제라 더욱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탈북자부터 수학이라는 학문, 입시체계, 그리고 여러 예술적인 요소들까지 솔직히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다만 이게 제대로 다뤄지기보다는 한 번씩 겉핥기 식으로 가다 보니 굉장히 가볍고 깊게 다가오는 부분은 없었어요. 이 부분이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너무 뻔한 활용이었던 거 같아요. 이거 말고 더 세련되고 간단하게 갈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만족하면서 보았습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지만 초반부는 너무 좋았거든요. 조금 더 다듬어지고 세련된 연출로 갔다면 더욱 대성했을 소재와 주제였던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기도 해서 입소문 좀 타면 관객들이 좋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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