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와 차가운 현실 사이에서
39살에 제대로 망하고 7년 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45살에 또 망했다. 빚의 끝이 보였는데 다시 빚이 늘었다.
이런 사정 덕분에 나는 두 사람 사이를 오간다. 마음이 지칠 때면 김제동의 말을 듣는다.
"그렇게 있으면 돼. 괜찮아"
이 말 한 줄이면 마음이 녹는다. 누군가 나를 이해해 준다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숨이 조금 편해진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서장훈의 단호한 목소리다.
"즐겨서는 안 된다. 죽도록 해야 된다. 매일이 전쟁이다."
순간 뜨끔한다. 위로는 달콤했지만, 내 현실은 제자리였다. 문득 깨닫는다. 위로는 잠시 나를 쉬게 하지만 현실은 결국 냉정하게 나를 깨운다는 걸.
우리는 아마 이 두 말 사이를 평생 오가며 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김제동의 말이 내 마음을 감싸줄 때, 나는 위로받는다. 서장훈의 말이 내 어깨를 두들릴 때, 나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하나는 '마음의 온기'를 주고 다른 하나는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그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중심을 잡으려 애쓸 뿐이다.
삶은 위로만으로 버틸 수도 현실만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는 걸 알았다. 때로는 김제동처럼 스스로를 감싸 안고, 때로는 서장훈처럼 냉정하게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 두 말의 사이에서 나는 조금은 흔들리고 조금은 단단해진다. 너무 힘들 때는 김제동의 말만 듣고 버텨야 한다.
이 책은 나의 고백을 담은 일기장이다. 또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의 구독자가 되어 빚 갚는 여행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
"자살은 앞 뒤가 바뀌면 살자가 되고, 빚에서 한 획만 더 하면 빛이 된다." 실패 후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