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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을 수 없는 약

by 예재호

다음 중, 제가 절대 끊을 수 없다 (혹은 끊지마라) 라고 말씀드리는 약은 무엇일까요?


a) 혈압약 b)당뇨약 c)고지혈증약 d)통풍약











답은 d) 통풍약입니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주변의 유달리 아픈 통증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문제는 사실, 혈액 내 요산이 과다한 상태, 즉 고요산혈증입니다. 요산은 퓨린이 분해되며 생기는데, 단백질 대사와 연관됩니다. 놀랍게도 그중 20% 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른바 고단백식이)에서 생성되고 나머지는 먹지 않아도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소금호수사진.jpg


그런데, 요산저해제를 투여하여 요산 농도가 감소하면 (목표치는 5mg/dl 이하입니다.) 이번엔 반대로, 관절액 근처에 있던 요산염이 다시 녹아 혈액 속으로 되돌아옵니다. 슬프게도 요산염은 떨어져 나오면서도 물리적인 자극을 주고, 뒤이어 염증반응을 유발합니다.



딱딱하게 굳은 설탕 덩어리를 떼어내는데 밑에 있던 포장지까지 떨어져 나오는 것을 떠올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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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요산저해제를 먹으면서 되려 아프실 수 있다." 라고 꼭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들으신 분들은, "아니. 안 아프려고 먹는 건데 왜 아픕니까?" 라고 황당해하시기 마련이시죠.)




요산저해제는 두 종류,페북소스탯과 자이로릭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페북소스탯을 드시게 될텐데, 페북소스탯 80mg 이후에도 목표하는 농도 아래 (5mg)로 조절되지 않으면 자이로릭으로 바꿔 드시게 될 겁니다. 아참, 자이로릭을 처방받기 전 주치의 선생님이 권하시면, 꼭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하십시오. 유달리 한국인에게서 12% 정도 가지고 있는 유전자가 자이로릭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자이로릭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유리논 정을 처방받기도 합니다.


"통풍치료제 ‘알로퓨리놀’, 부작용 유발...“사전 유전자 진단 필요”



앞서 80%의 퓨린은 내부에서 생성된다고 말씀드렸지만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시는 것은 통풍 예방에 중요합니다. 저는 다른 것 다 제외하고, 곱창, 막창, 단백질 파우더만 강조드리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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