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보균 상태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으므로 조치가 필요한 질병은?
A. 잠복 결핵 환자
B. B형 간염 보균자
C. 장티푸스 보균자
D. C형 간염 보균자
‘보균자’라는 말을 듣고 나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지는 않으셨나요? 하지만 보균 상태라 함은 질병이 체내에 있으나 증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 체계가 잘 관리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보균자는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병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잠복결핵, B형 간염, C형 간염 보균자가 그렇습니다. 잠복결핵 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없으므로 같은 공간에 함께 있어도 괜찮습니다. B형 및 C형 간염 보균자 역시, 수혈이나 성 접촉 등으로는 전파되지만, 식사를 함께하거나 악수를 하는 정도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하지 않습니다.더불어 B형과 C형 간염, 그리고 활동성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고 나면, 전염력이 크게 낮아지거나 사라지므로, 치료를 잘 받는 환자들과는 접촉을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장티푸스는 조금 다릅니다. '장티푸스 메리(Typhoid Mary)'로 알려진 메리 맬런의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1900년대 초 뉴욕의 요리사였던 그녀는 본인은 멀쩡했지만, 장티푸스균에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병을 옮겼습니다.
당시만 해도 증상이 없는 '무증상 보균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감염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환자가 전혀 다녀가지도 않았던 곳에서 병이 창궐하니 당황스러울 일이었지요. 하지만 환자가 발생한 모든 가정에 메리 맬런이 요리사로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긴 의사가 그녀의 대변을 검사했고, 장티푸스균이 대량으로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메리는 자신이 병을 옮긴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고, 강제로 검사받고 감금되었다며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몇 번의 격리와 체포 끝에 불쌍한 메리는 결국 23년 동안 홀로 쓸쓸히 지내다 사망했습니다.
지금도 비록 보균상태의 환자라 해도 장티푸스는 식품을 다루는 직업은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건증에 장티푸스 검사가 있지요)중요한 것은 잠복결핵과 B형 간염, C형 간염 보균자는 장티푸스 보균자와 달리, 일상적으로 접촉해도 문제가 없으니 오해와 편견을 거두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