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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이호성 Feb 12. 2017

‘성이호성’ 그는 누구인가?

한참 클 열세 살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이제는 13년 전. 누군가에게 규정지어진 별명이 아닌 내가 불리기 원하는 이름을 찾아 ‘성이호성’은 그래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파다 보니 자연스럽게 광고, 마케팅에 관심이 갔고, 이것이 뭔가 남과 차별화를 추구하고 싶은 에너지와 합쳐지면서 ‘성이호성’이 만들어졌다. 


‘성이호성’이 만들어진 과정은 별 대단한 의미가 있던 건 아니다. 수능 이후 대학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 준비해준 프린트물을 읽다, 성을 두 개 쓴 어느 양성 평등주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을 보고 나는 그럼 ‘이성호성’인가? 의문을 가졌던 것이 발단이다. 꼭 아빠 성을 먼저 쓰고 엄마 성을 뒤에 써야 하는 법은 없는 것 같아 순서를 바꿔 보니 ‘성이호성’. 뭔가 홀리듯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자아를 나만의 세계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발음이 좋아서 그러지 않았을까? 나중에 TWBA KOREA 주니어보드 시절 박승욱 CD님이 ‘성이호성’이라는 이름은 건축적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아무래도 수미상관의 법칙이 적용되어서 그런 듯.


그렇게 시작된 ‘성이호성’은 초기부터 많은 질문과 공격을 받았다. 대학 진학 후 남자 기숙사에서 살아서 그랬는지, 여자/性 이 좋아서 그렇냐는 Sex설,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Saint설, 건축이라는 전공과 연계시킨 Castle설, 그리고 원래 이름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던 Feminist설까지. (여기 쓰고 싶진 않았지만, 2000년 대 중반까지는 동방신기 네이밍 따라 했냐는 Idol설도 있었음)

네이버 블로그 시절 '성이호성 인 서울'

나는 사실 처음부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성이호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즐겼다고 부정하지 못하겠다) 끝까지 답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호성’ 이라는 부모님이 주신 좋은 이름(자산)에 나의 생각과 노력을 덧 붙여 ‘성이호성’으로 한 단계 발전하겠다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나는 ‘성이호성’이라는 발음에서 비롯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쓰는 것이지 특정한 의미로 한계를 규정짓고 싶지는 않다.‘성 이호성’이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할지는 지켜보는 이들의 재미로 남겨두려고 한다.


브런치 첫 포스트로 작가명을 먼저 설명하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긴다.  2017년 2월 11일 성이호성


덤: ‘성이호성’이 브랜드라면 ‘특이단순섬세’는 ‘성이호성’ 브랜드의 슬로건과도 같다. 고등학교 시절 나이키를 비롯한 온갖 브랜드의 신발과 상품들에 심취해 남성지와 디자인 잡지들을 많이 챙겨봤다. 당시에는 구매력이 없어서 눈으로만 보던 이런 상품들 중 내 눈길이 가고 맘에 들던 제품들의 특성들을 정리하다 보니 ‘특이단순섬세’가 나왔다. 일단 눈으로 보았을 때 ‘특이’해서 시선이 가야 하고, 전체적으로 ‘단순’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섬세’한 디자인적 배려가 들어간 제품. 이것이 내가 추구한 좋은 상품의 디자인 기준이었고, 이것을 계속 발전시키다 보니 ‘성이호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되었다.  

주니어보드 16기가 만든 뉴스레터에 실렸던 '성이호성 그는 누구인가?' 인터뷰 기사 

* 이 포스트의 제목은 석사 유학을 나오기 전 TBWA KOREA 주니어보드 후배 친구들의 뉴스레터 인터뷰 글에서 따옴을 밝힌다. http://www.tbwakorea.com/#fsi6593ci5125b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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