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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진 센텀의 인상이란 #170215
찬바람이 넓게 포장된 땅 위로 바쁘게 오간다. 피할 곳 없이 정면으로 불어온다. 센텀은 언제나 그런 인상이었다. 활기는 띄지만 무채색에 가깝고, 명도는 높지만 눈부시지는 않는.
엇비슷한 간격으로 심어진 나무는 가냘프기 그지없으며 강물은 네모반듯하게 흘러간다. 이것도 이 나름대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것이리라. 가감 없이 딱 그만한 콘크리트와 대리석만큼의 소리 소문을 지녔을 각 잡힌 풍경이겠지만, 어쨌거나 단지 풍경일 뿐이니. 그저 잘 다듬어진 산책로 덕에 편해진 발을 가뿐하게 벽돌 위로 휘젓는다. 그렇다. 수풀에 뒤덮이고 걸음마다 흙이 채는 길이 있는 반면에, 이런 길도 있음이다. 군더더기 없이 탁 트인 대기를 마시며 더할 나위 없는 시원함을 마음껏 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