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프롤로그

나무들 사이로

by 이우선주




"모두 사실이야, 로빈아."


로빈은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쏟아지는 감정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랑만 받은 아이'로 커왔다고 굳게 믿은 자신의 인생이 통째로 뽑혀 휘둘리고 있었다.


어떻게 등을 돌리고 나와, 운전을 하고, 태림에게 전화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 결국 그랬구나."

"나는... 나는 어떡하지. 태림아 나는..."


로빈은 자꾸 말을 더듬었다. 태림은 로빈이 문장을 끝맺지 못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하며 기숙사 정문에서 그의 차가 보이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조용하다 못해 먹먹한 숲에 먼저 도착한 것은 로빈의 차 엔진 소리였다. 숲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로빈의 차는 어쩐지 처음보다도 더 낡아 보였다.


태림은 로빈을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랐다. 눈앞에서 허물어지는 로빈의 세상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로빈에게 이런 표정이 있었던가.


태림은 마주 보고 서서 로빈의 양팔을 붙잡았다. 온 숲이 진동한다고 느낄 정도로 로빈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


두려웠다. 태림은 처음으로 세상이 지나치게 넓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둘러싼 이른 아침의 숲은 나무로 우거져 환한 태양에도 서늘했다.



이 숲은 뿌리부터 가짜였다.



울창한 나무들이 만든 숲의 어둠 속에서, 태림은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모든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태림은 로빈과 함께할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는 걸, 태림은 알고 있었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