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365

동네 한 바퀴

점심 산책

by 성희
까치가 꾸억 꾸억 울어요. 조형물은 용무가 급해요.

점심을 먹고 30분 정도 동네를 걸었다. 요즘은 산책을 할 때면 글감 어디 없나 하고 두리번거린다.


까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내 귀가 이상한 건지. 그 까치가 이상한 건지 울음소리가 기괴했다. ‘꾸억 꾸억’ 아무리 들어도 달라지지가 않았다. 슬픈 울음소리였다. 전봇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 마리 까치가 계속 울어대고 있었다. 사진은 작게 찍혔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덩치 큰 까치였다. 추워서 그런가. 실연을 당했나. 인간처럼 감정이 있을까. 감정이 있다면 우리와는 다른 희로애락이겠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멈추었던 발걸음을 떼었다. '아, 점심시간이지.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시간이 없어.' 나는 산 쪽으로 연구원 건물이 있는 곳까지 갔다.


조형물이 보였다. 조형물은 나무를 오르려는 모습이다. 혹, 용무가 급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역시 예술가의 눈과는 거리가 먼가 보다. 조형물 만든 작가는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잘 모르겠다. 글을 쓰는 작가들처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이다. 예술을 이해하려고 애를 써야 하나. 각자 나름대로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세기의 작가들은 대중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을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썼을까. 작가라면 어떤 심정으로 글을 써서 사람들과 소통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떠올려야 하는데.

뭔가 그럴듯한 것이 생각나야 하는데.

내 생각에 마법을 걸어야 하는데.


여전히 내 삶은 이전 습관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 조바심이 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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