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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29. 2023

무등산과 무등이왓

정방폭포 





정방폭포

무등산과 무등이왓  




무등산이 무등이왓으로 간다

무등을 타고 무등이왓으로 간다

입석대와 서석대는 정방폭포에 들러

수박령들 모시고 무등이왓으로 간다

동광 육거리 헛묘에도 둘러보고 간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하늘로 떨어지는 폭포

정방폭포는 바다로 솟아나는 주상절리

하늘도 바다도 무등을 타고 춤을 추며 간다


우리는 누구라도 존재 자체로 귀한 사람들

누구라도 살아있는 자체가 눈부신 아름다움

 

정방폭포 수박령들 무등이왓 지박령들 만난다 


무등이왓 입구 조릿대에 리본들이 펄럭인다

붉고 푸르고 노랗고 분홍의 마음들
집터에는 작물들만 해마다 기억을 되새긴다

자리잡은 더덕꽃이 열매를 낳는다

잘 익은 콩들이 똘망똘망 눈을 뜬다

공고판이 있던 자리에 메밀밭이 백비처럼 누워있다

밤마다 달은 달빛으로 비문을 새겼다가 다시 지우고

날마다 해는 햇빛으로 비문을 새겼다가 다시 지우고

"통일의 첫걸음이었다"고 썼다가 지우던 메밀밭

잊지 말자고 그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볕뉘라도 건져 올려 밥을 짓는 복조리의 마음
 

하늘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영혼들

지상에서 더욱 아름답게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 


무등이왓이 무등산으로 간다

큰넓궤에서 잘 숙성된 고소리술을 들고 간다

헛묘에 들렀다가 정방폭포에도 들러 무등산으로 간다

무등이왓이 무등을 타고 무등산으로 춤을 추며 가고 있다







무등산과 무등이왓

정방폭포





무등산이 무등이왓으로 간다

무등을 타고 무등이왓으로 간다

입석대와 서석대는 정방폭포에 들러서

수박령들 모시고 무등이왓으로 간다

동광 육거리 헛묘에도 둘러보고 간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하늘로 떨어지는 폭포

정방폭포는 바다로 솟아나는 주상절리,

하늘도 바다도 무등을 타고 춤을 추며 간다


우리들은 누구라도 존재 자체로 귀한 사람들

누구라도 살아있는 자체가 눈부신 아름다움


정방폭포 수박령들 무등이왓 지박령들 만난다 


무등이왓 입구 조릿대에 리본들이 가득하다

붉고 푸르고 노랗고 분홍의 마음들 펄럭인다

한국말 중국말 일본말로 적혀있는 속 마음들

정작 가장 필요한 영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잊지 말자고 그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볕뉘라도 건져 올려 밥을 짓는 복조리의 마음


초가지붕들과 흙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울담들은 모두 밭담이 되어 조릿대에 묻히고

집터에는 이제 작물들만 해마다 기억을 되새긴다

최초학살터에는 몇 년째 더덕이 자리 잡고 자란다

더덕꽃은 시들면서 똑딱단추 같은 열매를 낳는다

광신사숙터에는 잘 익은 콩들이 똘망똘망 눈뜬다

공고판이 있던 자리에는 메밀밭 백비가 누워있다

"통일의 첫걸음이었다"라고 썼다가 다시 지운다

잠복학살터에는 메밀꽃과 조열매가 함께 익어간다

밤마다 달은 달빛으로 비문을 새겼다가 다시 지우고

날마다 해는 햇빛으로 비문을 새겼다가 다시 지우고

비문을 지우던 메밀밭은 멍석말이 같은 빙떡을 낳고

대꾸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사람들 같이 고개 숙이고 

익어가는 조는 오메기가 되어 고소리술이 될 것이다


말이 돌리던 연자방아는 동광분교 곁으로 내려가고 

말 소리도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 연자방아터에는 

태양광발전소로 비스듬히 누워서 하늘빛을 쬐고 있다


하느님도 어찌할 수 없었던 무등왓에는 이제 신자들을

전문적으로 교육을 시킨다는 드림교회가 먼저 들어왔다

하늘로 가는 저 거대한 사다리는 누구를 위한 사다리일까

지상에서 우리 함께 더욱 아름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과

하늘에서 더욱 아름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점령군처럼 토벌대처럼 광평에서 내려오는 발자국소리,

 

아, 나는 다시 더그매로 가야만 할까


무등이왓이 다시 무등산으로 간다

큰넓궤에서 잘 숙성된 고소리술을 들고 간다

무등이왓이 무등을 타고 무등산으로 춤을 추며 간다

다시 헛묘에 들렀다가 정방폭에도 들러서 무등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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