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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황혼(黃昏)

by 강산



19. 황혼(黃昏) / 윤동주



햇살은 미닫이 틈으로

길쭉한 일 자(一字)를 쓰고...... 지우고......


까마귀 떼 지붕 위로

둘, 둘, 셋, 넷, 자꾸 날아 지난다.

쑥쑥, 꿈틀꿈틀 북쪽 하늘로,


내사......

북쪽 하늘에 나래를 펴고 싶다.


_ (1936.3.25. 평양에서, 윤동주 20세)


19. 황혼(昏)(시) _1936.03.2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https://youtu.be/35_hwkTdrUs?si=Xy9bP9bqrTqq4Qfs


윤동주 시인의 전체 작품 목록

제작 시기와 작품 나열 순서는 윤일주 교수가 작성한 것을 토대로 하였다




1. 초한대(시) _1934.12.24. 나의습작기의시아닌시, 중판1955, 삼판1976

2. 삶과 죽음(시) _1934.12.24. 1집, 정음사출판 중판, 삼판

3. 내일은 없다(시) _1934.12.24. 1집, 삼판

4. 거리에서(시) _1935.01.18. 1집, 중판, 삼판

5. 공상(空想)(시) _(?) 1집, 삼판, * <숭실활천> 1935년 10월 발표

6. 창공(蒼空)(시) _1935.10.20. 1집, 중팜, 삼판

7. 남(南)쪽 하늘(시) _1935.10.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옮겨 씀

8. 조개껍질(동요) _1935.12. 1집, 중판, 삼판,

9. 고향집(동시) _1936.01.06. 1집, 삼판, 본인이 작성한 목차에는 (동요)

10. 병아리(동요) _1936.01.06.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6.11.

11. 오줌싸개 지도(동시) _(?)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7.01.

12. 창구멍(동요) _(?) 1집, *미발표작

13. 짝수갑(동요) _(?) * 제목만 있음

14. 기와장 내외(동요) _(?) 1집, 중판, 삼판

15. 비둘기(시) _(?) 1집, 중판, 삼판

16. 이별(離別)(시) _1936.03.20. 1집, 삼판,

17. 식권(食券)(시) _1936.03.20. 1집, 삼판,

18. 모란봉(牡丹峰)에서(시) _1936.03.24. 1집, 삼판

19. 황혼(昏)(시) _1936.03.2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0. 가슴1(시) _1936.03.2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1. 가슴2(시) _1936.03.25. 1집, 2집, *1에서2로 옮겨 씀. 2에 삭제표시

22. 종달새(시) _1936.03. 1집, 삼판

23. 산상(山上)(시) _1936.0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옮겨 씀.

24. 오후(午後)의 구장(場)(시) _1936.05. 1집, 삼판,

25. 이런 날(시) _1936.06.10. 1집, 중판, 삼판

26. 양지(陽地)쪽(시) _1936.06.26.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7. 산림(山林)(시) _1936.06.26.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5(습유작품)에도 있음

28. 닭(시) _1936.봄.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9. 가슴3(시) _1936.07.24.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30. 꿈은 깨어지고(시) _1936.07.27.(개작일) 1집, 중판, 삼판, * 19351027

31. 곡간(間)(시) _1936.여름. 1집, 2집, 삼판, * 1에서2로 개작

32. 빨래(시) _(?)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33. 빗자루(동시) _1936.09.09.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6.12.

34. 햇비(동시) _1936.09.09. 1집, 중판, 삼판,

35. 비행기(동시) _1936.10.초. 1집, 삼판,

36. 가을밤(시) _1936.10.23. 1집, 2집, 삼판, * 1에는 아인양, 2에는 가을밤, 삼판에는 <가을밤>으로 발표

37. 굴뚝(동시) _1936.가을. 1집, 중판, 삼판,

38. 무얼먹구 사나(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7.03. 발표

39. 봄(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40. 참새(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41. 개(동시) _(?) 1집, 삼판

42. 편지(동시) _(?)

43. 버선본(시) _1936.12.초.

44. 눈(동시) _1936.12.

45. 사과(동시) _(?) 1집, 삼판

46. 눈(동시) _(?) 1집, 삼판

47. 닭(동시) _1936.겨울. 1집, 삼판

48. 아침(시) _1936.12. 또는 1937.1.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49. 겨울(동시) _(?)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0. 호주머니(동시)_1936. 1집, 삼판

51. 황혼(黃昏)이 바다가 되어(시) _1937.1. 1집, 2집, 습유작품,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2. 거짓부리(동시) _(?) 1집, 중판, 삼판

53. 둘다(동시) _(?) 1집, 중판, 삼판

54. 반디불(동시) _(?) 1집, 중판, 삼판

55. 밤(시) _1937.3. 1집, 2집, 초판,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6. 할아버지(동시) _1937.3.10 1집, 2집,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7. 만돌이(동시) _(?) 1집, 삼판

58. 개(동시) _(?) 1집,

59. 나무(동시) _(?) 1집, 삼판

60. 장(시) 2집, 중판, 삼판

61. 달밤(시) _1937.4.15 2집, 중판, 삼판

62. 풍경(風景)(시) _1937.5.29 2집, 중판, 삼판

63. 울적(鬱寂)(시) _1937.6. 2집,

64. 한란계(寒暖計)(시) _1937.7.1. 2집, 중판, 삼판

65. 그 여자(女子)(시) _1937.7.26. 2집, 삼판

66. 야행(夜行)(시) _1937.7.26. 2집,

67. 빗뒤(시) _1937.7.26. 2집,

68. 소낙비(시) _1937.8.9. 2집, 중판, 삼판

69. 비애(悲哀)(시) _1937.8.18. 2집, 삼판

70. 명상(瞑想)(시) _1937.8.20. 2집, 중판, 삼판

71. 바다(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2. 산협(山峽)의 오후(午後)(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3. 비로봉(毘盧峯)(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4. 창(窓)(시) _1937.10. 2집, 중판, 삼판

75. 유언(遺言)(시) _1937.10.24 2집, 초판, 중판, 삼판

76. 새로운 길(시) _1938.5.10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77. 어머니(시) _1938.5.28 2집,

78. 가로수(街路樹)(시) _1938.6.1 2집,

79. 비 오는 밤(시) _1938.6.11 2집, 중판, 삼판

80. 사랑의 전당(殿堂)(시) _1938.6.19 2집, 중판, 삼판

81. 이적(異蹟)(시) _1938.6.19 2집, 중판, 삼판

82. 아우의 인상화(印象畫)(시) _1938.9.15 2집, 초판, 중판, 삼판

83. 코스모스(시) _1938.9.20 2집, 삼판

84. 슬픈 족속(族屬)(시) _1938.9.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85. 고추밭(시) _1938.10.26 2집, 중판, 삼판

86. 햇빛·바람(동요) _(?) 2집, 중판, 삼판

87. 해바라기 얼굴(동시) _(?) 2집, 중판, 삼판

88. 애기의 새벽(동시) _(?) 2집, 중판, 삼판

89. 귀뚜라미와 나와(동시) _(?) 2집, 중판, 삼판

90. 산울림(동시) _(?) 2집, 중판, 삼판

91. 달을 쏘다(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92. 달같이(시) _1939.9. 2집, 중판, 삼판

93. 장미(薔薇) 병들어(시) _1939.9. 2집, 삼판

94. 투르게네프의 언덕(산문시) _1939.9. 2집, 중판, 삼판

95. 산골물(시) _(?) 2집, 초판, 중판, 삼판

96. 자화상(自畫像)(시) _1939.9.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97. 소년(少年)(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98. 팔복(八福)(시) _1940. 습유작품, 중판, 삼판

99. 위로(慰勞)(시) _1940.12.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0. 병원(病院)(시) _(?) 육필자선시집,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1. 무서운 시간(時間)(시) _1941.2.7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2. 눈오는 지도(地圖)(시) _1941.3.12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3. 태초(太初)의 아침(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4. 또 태초(太初)의 아침(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5. 새벽이 올 때까지(시) _1941.5.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6. 십자가(十字架)(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7. 눈감고 간다(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8. 못자는 밤(시) _(?)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9. 돌아와 보는 밤(시) _1941.6. 육필자선시집,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10. 간판(看板)없는 거리(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1. 바람이 불어(시) _1941.6.2.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2. 또 다른 고향(故鄕)(시) _1941.9.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3. 길(시) _1941.9.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4. 별 헤는 밤(시) _1941.11.05.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5. 서시(序詩)(시) _1941.11.20.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6. 간(肝)(시) _1941.11.29.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17. 종시(終始)(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18. 별똥 떨어진 데(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19. 화원(花園)에 꽃이 피다(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20. 참회록(懺悔錄)(시) _1942.1.24.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1. 흰 그림자(시) _1942.4.14.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2. 흐르는 거리(시) _1942.5.12.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3. 사랑스런 추억(시) _1942.5.1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4. 쉽게 씌워진 시(詩)(시) _1942.6.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5. 봄(시) _(?)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서울 노원구에 백사마을이 있는 모양이다

특별시 중계동에 산 104번지가 있다 한다

금속판막 삽입 이후로 와파린을 먹는 나는

뇌졸중 예방 위해 각별히 주의하라고 한다

눈이 침침해지는 것이 전조 증상이라 한다

눈이 어두워지니 헛것들이 보이는 것일까

우리나라 서울에 아직도 그런 동네가 있다

백석과 나타샤가 숨어서 살 것만 같은 동네

천사들이 내려와 텃밭을 일굴 것 같은 마을

나는 어찌 백사마을을 백석마을로 읽었을까

나는 왜 104 번지를 1004 번지로 읽었을까


2월 16일에 윤동주 시인이 백석을 찾아갔다

눈이 푹푹 나리고 당나귀 응앙 응앙 우는 곳

세상을 버리고 떠난 마구리에 군불 지피려고

천사들이 연탄 한 장씩 들고 춤추며 찾아갔다

연탄은 하루에 두 장씩만 불태워야 적당하다

불구멍 너무 많이 열면 달라붙어 뗄 수 없다

성급하게 타오르면 삶과 죽음이 달라붙는다

연탄집게로 함부로 떼어내면 둘 다 깨어진다

윤동주 시인의 전도사 김응교 시인은 천사다

어린 천사들과 함께 제사상에 연탄을 올린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연탄을 지고 오른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했던 윤동주 시인과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한 달동네가 환하다


그런데 이 소문은 또 어인 작태란 말이런가

선거철만 되면 불 꺼진 연탄재만 싣고 오는

얼굴에 검댕이로 화장하고 추는 망나니 춤

아, 아직도 저렇게 구태하게 정치를 하다니,


1936년 3월 25일 평양에서 쓴 작품으로 해가 질 무렵 북쪽 하늘로 날아가는 까마귀 떼를 보며 느낀 바를 쓴 작품이다. 해가 지는 황혼의 모습은 마치 일제 치하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조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 암담한 현실 속에서 까마귀와 같이 북쪽 하늘로 도피하고 싶은 시인의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시인은 이 시를 쓴 날인 1936년 3월 25일 <가슴 1>과 <가슴 2>라는 두 편의 시를 더 남긴다.

'황혼'을 소재로 시인의 다른 작품으로는 <황혼이 바다가 되어>, <흰 그림자>가 있다.


'내사'의 '-사'자는 지정이나 강조를 나타내는 조사(토) '-야'의 방언이다. 즉 '내사'는 '나야'로 해석하여 '나야 북쪽 하늘에 나래(날개)를 펴고 싶다'로 이해하면 된다. '내사'라는 시어는 윤동주의 다른 시 <이적>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생명과 현실의 태반은 어둠이다. 나무에 잎새와 뿌리가 있듯이 사물의 인식에도 순수의식과 불확실한 감성이 작용하는 법이다. 때로는 잎새가 두드러지기도 하고, 뿌리가 돋보이기도 한다. 시인의 의식은 잎새보다 뿌리를 지향하는 게 바람직스럽다. 가변적인 현상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근원에 다가가야 하기 때문이다. 황혼과 까마귀 떼의 대비는 거기 걸맞은 음영을 드리운다. 하루의 노동과 의욕이 정지되고 밤을 맞게 되는 시간, 황혼을 가슴에 안고 못다 이룬 꿈의 나래를 펴 보이는 안쓰러운 영혼의 파닥임이 느껴진다.


* 원문표기

- '햇살' -> '햇ㅅ살'

- '미닫이' -> '미다지'

- '지붕 위로' -> '집웅 우으로'


* 나는 윤동주 시인의 모든 작품과 윤동주 시인의 삶에 관한 책을 쓰려고 자료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제주 4.3과 우리나라 해방정국에 관한 작품을 쓰기 위하여 고민하는 과정에서 융동주 시인을 다시 만나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시인으로 살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삶을 시인으로 살기 위하여 부활을 꿈꾸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최승호 시인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이 문장이 나의 앞길을 밝히는 등대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지금 윤동주 시인을 다시 만나서 새롭게 배우고 있다.



https://youtu.be/4I-PI4HcCb0?si=WPUGko04QDQPJjYY

https://youtu.be/hFGBYZUiqO4?si=JuLpNcE_AGugjjQK

https://youtu.be/-U4jp5LrUPQ?si=nh1OEvrR98W-3v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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