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진성 시인의 꿈삶글 0016
하늘에서 본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 중간쯤
바다 위에 공 하나 떠 있다
손을 뻗친 손바닥 자국들이
비치볼에 가득 찍혀 있다
높은 하늘에서 본다
미국과 소련이 질러대던
럭비공 하나 떠 있다
축구공 하나 떠 있다
군홧발로 함부로 차던
족구공 하나 떠 있다
더 높은 하늘에서 본다
미국이 상대선수를 바꾼다
미국과 중국이 야구를 한다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한다
빠따로 수없이 얻어맞은
상처투성이 야구공 하나 있다
찌그러진 탁구공 하나 떠 있다
하늘에서 다시 본다
알이 하나 있다
알이 움직이고 있다
알에서 깨어나고 있다
가장 소중한 꽃 한 송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