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은 추운 겨울에 봄이다

― 이어도공화국 꿈삶글 0027

by 강산





우리들의 마음은 추운 겨울에 더욱 따뜻한 봄이다 / 배진성





그러고는 마치 원하던 것을 원치 않고,/새로운 생각에 뜻을 바꾸어/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지는 사람처럼,//그 어두운 숲에서 내가 그랬으니,/곰곰이 생각하며, 처음에는 그토록/서두르던 일을 망설이고 있었다//"내가 너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면,"/마음씨 너그러운 그림자가 대답하셨다/"네 영혼은 소심함에 사로잡혀 있구나//그 소심함은 종종 인간들을 가로막으니/짐승들이 헛그림자를 보고 그러듯이/명예로운 일을 돌이키기도 한단다//그러한 두려움에서 네가 빠져나오도록,/내가 왜 왔는지, 너의 불쌍한 처지를 듣고/처음에 느꼈던 바를 너에게 말해 주겠노라// ―『신곡(神曲)』18


공상(空想)―/내 마음의 탑(塔)/나는 말없이 이 탑(塔)을 쌓고 있다/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무너질 줄도 모르고,/한 층 두 층 높이 쌓는다//무한(無限)한 나의 공상(空想)―/그것은 내 마음의 바다,/나는 두 팔을 펼쳐서,/나의 바다에서/자유(自由)로이 헤엄친다/황금(黃金), 지욕(知慾)의 수평선을 향하여.//_ (1935년 10월 이전 추정, 윤동주 18세)/5. 공상(空想)(시) _ 1집, 삼판/* 윤동주 시인의 첫 활자화된 시/1935년 10월 숭실중학교 학생회에서 간행한 [숭실활천(崇實活泉), 제15호]에 게재/ ―『윤동주』5


이슬 한 방울을 본다 안개 한 방울을 본다 구름 한 방울을 본다 태초에 사람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떤 사람은 흙에서 왔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바람에서 왔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불에서 왔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먼지에서 왔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없음에서 왔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말씀에서 왔다고 말한다 나는 이슬 한 방울을 보면서 물을 생각한다 나는 태초의 사람은 몰라도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나는 아직 바다 이전의 나를 기억할 수 없다 나는 다만 바다에서 출발한 나를 기억할 뿐이다 나는 멀고도 먼 여행을 통하여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나는 아버지가 약을 드시다가 흘려버린 물방울 속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나는 이 지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눈물 한 방울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아니, 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 속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물방울 하나에서 출발하여 눈물방울 하나로 마무리를 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이 지상을 떠나 또 다른 세상에 태어나 새롭게 살아갈 것이다


처음에 나는 이슬방울이 나무속에서 나온 눈물인 줄 알았다 처음에 나는 이슬방울이 땅 속에서 뿌리를 타고 올라와 나뭇잎에 매달려 있는 줄로 알고 있었다 처음에 나는 이슬방울이 풀잎 속에서 나온 영혼인 줄 알았다 처음에 나는 이슬방울이 풀잎의 맑은 눈인 줄 알았다 이슬방울 속에 들어있는 나를 보여주려고 나를 찾아온 만화경인 줄 알았다 이슬방울이 공기 중에 있던 수증기들이 응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지금도 나는 나의 숨결이라고 생각한다 이슬방울이 안개방울이랑 구름방울과 같은 식구임을 알아버린 지금도 나는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물방울 안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나는 또한 토성에서 날아온 먼지 하나에서 태어났다 먼지라기보다는 차라리 소리라고 해야만 할 것이다 내가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의 자궁경부를 무사히 통과하고 수많은 백혈구들의 공격을 피해 양 갈래길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무작정 달려가 나팔관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바로 그때 번쩍, 하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에 나는 나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비추는 번개 같은 한 줄기 빛이었고 천둥소리 같은 말씀이었다 그렇게 나는 너를 만났다 그렇게 나는 난소에서 오래도록 기다렸을 너를 만났다 우리는 그렇게 운명처럼 만나서 38주 266일 동안의 긴 여행을 함께 떠났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기적은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리들의 황홀한 여행은 그렇게 운명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들이 흔히 삶이라고 말하는 이 지상의 여행은 그렇게 문득, 시작되었다 우리들이 죽음이라고 말하는 저 세상으로의 여행 또한 그렇게 시나브로, 시작될 것이다 나는 이슬 한 방울에서 눈물 한 방울을 본다 눈물 한 방울에서 이슬 한 방울을 본다 나는 그렇게 이슬 한 방울을 본다 나는 그렇게 이슬 한 방울이 된다 나는 그렇게 눈물 한 방울을 본다 나는 그렇게 눈물 한 방울이 된다 나는 그렇게 나를 보고 나는 그렇게 너를 본다 나는 그렇게 또 다른 나를 보고 또 다른 너를 본다 우리는 그렇게 나는 너고 너는 나다 오늘 아침에 나는 문득 보았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안혁 교수님의 얼굴이 보였다 얼굴책이 보여준 안혁 교수님은 나의 하느님이셨다 나를 두 번 살려주신 나의 하느님 이셨다 그런데 다시 찾으려고 하니 검색이 되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니 바람이 차다 추운 겨울인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 그렇구나! 우리들의 마음은 추운 겨울에 더욱 따뜻한 봄이로구나! 아, 얼굴책에서 만난 줄 알았는데 밤에 다시 보니 카톡에서 생일을 알려주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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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상(空想)

이슬 한 방울


https://youtu.be/M3b7sQDXeEc?si=cTUWvY0afEv0c58d










5. 공상(空想)



by강산

Sep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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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상(空想)



공상(空想) ―

내 마음의 탑(塔)

나는 말없이 이 탑(塔)을 쌓고 있다.

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

무너질 줄도 모르고,

한 층 두 층 높이 쌓는다.


무한(無限)한 나의 공상(空想)―

그것은 내 마음의 바다,

나는 두 팔을 펼쳐서,

나의 바다에서

자유(自由)로이 헤엄친다.

황금(黃金), 지욕(知慾)의 수평선(水平線)을 향(向)하여.



_ (1935. 10월 이전 추정. 윤동주 19세)


윤동주 시인의 첫 활자화된 시


* 1935년 10월 숭실중학교 학생회에서 간행한


[숭실활천(崇實活泉), 제15호]에 게재


5. 공상(空想) (시) 1집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


정음사 출판사, 삼판 19761년



https://youtu.be/jl5f2164B1U?si=BkKxcKqiptIDpDMh

https://youtu.be/IugQmk5Z6OY?si=BHHnDDCdUegd7_xf


윤동주 시인의 전체 작품 목록

제작 시기와 작품 나열 순서는 윤일주 교수가 작성한 것을 토대로 하였다




1. 초한대(시) _1934.12.24. 1집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 , 정음사 출판사, 중판 1955년, 삼판 1976년

2. 삶과 죽음(시) _1934.12.24. 1집, 정음사출판 중판, 삼판

3. 내일은 없다(시) _1934.12.24. 1집, 삼판

4. 거리에서(시) _1935.01.18. 1집, 중판, 삼판

5. 공상(空想)(시) _(?) 1집, 삼판, * <숭실활천> 1935년 10월 발표

6. 창공(蒼空)(시) _1935.10.20. 1집, 중팜, 삼판

7. 남(南)쪽 하늘(시) _1935.10.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옮겨 씀

8. 조개껍질(동요) _1935.12. 1집, 중판, 삼판,

9. 고향집(동시) _1936.01.06. 1집, 삼판, 본인이 작성한 목차에는 (동요)

10. 병아리(동요) _1936.01.06.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6.11.

11. 오줌싸개 지도(동시) _(?)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7.01.

12. 창구멍(동요) _(?) 1집, *미발표작

13. 짝수갑(동요) _(?) * 제목만 있음

14. 기와장 내외(동요) _(?) 1집, 중판, 삼판

15. 비둘기(시) _(?) 1집, 중판, 삼판

16. 이별(離別)(시) _1936.03.20. 1집, 삼판,

17. 식권(食券)(시) _1936.03.20. 1집, 삼판,

18. 모란봉(牡丹峰)에서(시) _1936.03.24. 1집, 삼판

19. 황혼(昏)(시) _1936.03.2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0. 가슴1(시) _1936.03.2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1. 가슴2(시) _1936.03.25. 1집, 2집, *1에서2로 옮겨 씀. 2에 삭제표시

22. 종달새(시) _1936.03. 1집, 삼판

23. 산상(山上)(시) _1936.05.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옮겨 씀.

24. 오후(午後)의 구장(場)(시) _1936.05. 1집, 삼판,

25. 이런 날(시) _1936.06.10. 1집, 중판, 삼판

26. 양지(陽地)쪽(시) _1936.06.26.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7. 산림(山林)(시) _1936.06.26.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5(습유작품)에도 있음

28. 닭(시) _1936.봄.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29. 가슴3(시) _1936.07.24. 1집, 2집, 중판, 삼판, *1에서2로 개작

30. 꿈은 깨어지고(시) _1936.07.27.(개작일) 1집, 중판, 삼판, * 19351027

31. 곡간(間)(시) _1936.여름. 1집, 2집, 삼판, * 1에서2로 개작

32. 빨래(시) _(?)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33. 빗자루(동시) _1936.09.09.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6.12.

34. 햇비(동시) _1936.09.09. 1집, 중판, 삼판,

35. 비행기(동시) _1936.10.초. 1집, 삼판,

36. 가을밤(시) _1936.10.23. 1집, 2집, 삼판, * 1에는 아인양, 2에는 가을밤, 삼판에는 <가을밤>으로 발표

37. 굴뚝(동시) _1936.가을. 1집, 중판, 삼판,

38. 무얼먹구 사나(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 <카톨릭소년> 1937.03. 발표

39. 봄(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40. 참새(동시) _1936.10. 1집, 중판, 삼판

41. 개(동시) _(?) 1집, 삼판

42. 편지(동시) _(?)

43. 버선본(시) _1936.12.초.

44. 눈(동시) _1936.12.

45. 사과(동시) _(?) 1집, 삼판

46. 눈(동시) _(?) 1집, 삼판

47. 닭(동시) _1936.겨울. 1집, 삼판

48. 아침(시) _1936.12. 또는 1937.1.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49. 겨울(동시) _(?) 1집, 2집,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0. 호주머니(동시)_1936. 1집, 삼판

51. 황혼(黃昏)이 바다가 되어(시) _1937.1. 1집, 2집, 습유작품,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2. 거짓부리(동시) _(?) 1집, 중판, 삼판

53. 둘다(동시) _(?) 1집, 중판, 삼판

54. 반디불(동시) _(?) 1집, 중판, 삼판

55. 밤(시) _1937.3. 1집, 2집, 초판, 중판,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6. 할아버지(동시) _1937.3.10 1집, 2집, 삼판 * 1에서2로 옮겨 씀

57. 만돌이(동시) _(?) 1집, 삼판

58. 개(동시) _(?) 1집,

59. 나무(동시) _(?) 1집, 삼판

60. 장(시) 2집, 중판, 삼판

61. 달밤(시) _1937.4.15 2집, 중판, 삼판

62. 풍경(風景)(시) _1937.5.29 2집, 중판, 삼판

63. 울적(鬱寂)(시) _1937.6. 2집,

64. 한란계(寒暖計)(시) _1937.7.1. 2집, 중판, 삼판

65. 그 여자(女子)(시) _1937.7.26. 2집, 삼판

66. 야행(夜行)(시) _1937.7.26. 2집,

67. 빗뒤(시) _1937.7.26. 2집,

68. 소낙비(시) _1937.8.9. 2집, 중판, 삼판

69. 비애(悲哀)(시) _1937.8.18. 2집, 삼판

70. 명상(瞑想)(시) _1937.8.20. 2집, 중판, 삼판

71. 바다(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2. 산협(山峽)의 오후(午後)(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3. 비로봉(毘盧峯)(시) _1937.9. 2집, 중판, 삼판

74. 창(窓)(시) _1937.10. 2집, 중판, 삼판

75. 유언(遺言)(시) _1937.10.24 2집, 초판, 중판, 삼판

76. 새로운 길(시) _1938.5.10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77. 어머니(시) _1938.5.28 2집,

78. 가로수(街路樹)(시) _1938.6.1 2집,

79. 비 오는 밤(시) _1938.6.11 2집, 중판, 삼판

80. 사랑의 전당(殿堂)(시) _1938.6.19 2집, 중판, 삼판

81. 이적(異蹟)(시) _1938.6.19 2집, 중판, 삼판

82. 아우의 인상화(印象畫)(시) _1938.9.15 2집, 초판, 중판, 삼판

83. 코스모스(시) _1938.9.20 2집, 삼판

84. 슬픈 족속(族屬)(시) _1938.9.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85. 고추밭(시) _1938.10.26 2집, 중판, 삼판

86. 햇빛·바람(동요) _(?) 2집, 중판, 삼판

87. 해바라기 얼굴(동시) _(?) 2집, 중판, 삼판

88. 애기의 새벽(동시) _(?) 2집, 중판, 삼판

89. 귀뚜라미와 나와(동시) _(?) 2집, 중판, 삼판

90. 산울림(동시) _(?) 2집, 중판, 삼판

91. 달을 쏘다(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92. 달같이(시) _1939.9. 2집, 중판, 삼판

93. 장미(薔薇) 병들어(시) _1939.9. 2집, 삼판

94. 투르게네프의 언덕(산문시) _1939.9. 2집, 중판, 삼판

95. 산골물(시) _(?) 2집, 초판, 중판, 삼판

96. 자화상(自畫像)(시) _1939.9. 2집,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97. 소년(少年)(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98. 팔복(八福)(시) _1940. 습유작품, 중판, 삼판

99. 위로(慰勞)(시) _1940.12.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0. 병원(病院)(시) _(?) 육필자선시집,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1. 무서운 시간(時間)(시) _1941.2.7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2. 눈오는 지도(地圖)(시) _1941.3.12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3. 태초(太初)의 아침(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4. 또 태초(太初)의 아침(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5. 새벽이 올 때까지(시) _1941.5.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6. 십자가(十字架)(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7. 눈감고 간다(시) _1941.5.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08. 못자는 밤(시) _(?)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09. 돌아와 보는 밤(시) _1941.6. 육필자선시집,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10. 간판(看板)없는 거리(시) _(?)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1. 바람이 불어(시) _1941.6.2.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2. 또 다른 고향(故鄕)(시) _1941.9.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3. 길(시) _1941.9.31.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4. 별 헤는 밤(시) _1941.11.05.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5. 서시(序詩)(시) _1941.11.20. 육필자선시집, 초판, 중판, 삼판

116. 간(肝)(시) _1941.11.29.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17. 종시(終始)(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18. 별똥 떨어진 데(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19. 화원(花園)에 꽃이 피다(산문) _(?) 산문집, 중판, 삼판

120. 참회록(懺悔錄)(시) _1942.1.24.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1. 흰 그림자(시) _1942.4.14.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2. 흐르는 거리(시) _1942.5.12.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3. 사랑스런 추억(시) _1942.5.1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4. 쉽게 씌워진 시(詩)(시) _1942.6.3.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125. 봄(시) _(?) 습유작품, 초판, 중판, 삼판


공상(空想)



공상(空想) ―

내 마음의 탑(塔)

나는 말없이 이 탑(塔)을 쌓고 있다.

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

무너질 줄도 모르고,

한 층 두 층 높이 쌓는다.


무한(無限)한 나의 공상(空想)―

그것은 내 마음의 바다,

나는 두 팔을 펼쳐서,

나의 바다에서

자유(自由)로이 헤엄친다.

황금(黃金), 지욕(知慾)의 수평선(水平線)을 향(向)하여.


_ (1935. 10월 이전 추정. 윤동주 19세) 윤동주 시인의 첫 활자화된 시

* 1935년 10월 숭실중학교 학생회에서 간행한 [숭실활천(崇實活泉), 제15호]에 게재


이 작품은 윤동주 시인이 평양숭실중학교에 편입한 후인 1935년에 쓴 작품이다. 명예와 허영으로 쌓는 바벨탑을 경계하며 지성의 끝에 도달하고자 하는 화자의 개인적 욕망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 시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 중 처음 활자화 된 작품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최초의 시다. 1935년 10월 숭실중학교 학생회에서 간행한 <숭실활천(崇實活泉), 제15호>에 게재되었다.


나는 공상(空想), 상상(想像), 심상(心象/心像)에 대하여 생각을 한다.


은유법이 돋보이는 시로 더해지는 공상을 뜻하는 '마음의 탑'과 무한한 공상을 '마음의 바다'로 표현하였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수록 꿈과 상상 속에서 둥우리를 찾는다. 공상은 모든 사고의 원형질이다. 개방적이고 확대되어서 일정한 틀에 머물지 않는다. 마치 옛날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이 '하늘 닿게!'를 소리치며 높은 탑을 쌓아 올렸듯이, 자유로운 시공을 넘나들며 맘껏 가능과 무의 세계에다 자신을 투영한다. 그것은 현실의 부조리와 욕구불만을 보완하거나 상쇄시키는 효험이 있다. 꿈이 아름다운 것은 현실이 그만치 가혹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좌절이나 불안도 공상을 통해 카타르시스가 된다. 그것은 곧 삶의 탄력성이다.


1935년 9월 숭실중학교 3학년에 편입한 윤동주 시인은 1936년 3월까지 객지 생활 7개월 동안 시 10편, 동시 5편 등 무려 17편의 시를 쓴다. <공상> <꿈은 깨어지고> <남쪽 하늘> <조개껍질> <고향집> <병아리> <오줌싸개 지도> < 창구멍> <기왓장 내외> <비둘기> <이별> <식권> <모란봉에서> <황혼> <가슴 1> <종달새> <닭 1> 등의 시가 그것이다.


숭실중학교 학생청년회에서 발행하던 [숭실활천]에 실린 <공상>은 그의 시 가운데 최초로 활자화된 작품이었다. 이 무렵 윤동주 시인은 정지용의 시에 심취해 쉬운 말로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 새로운 시 세계를 열어나간다. 윤동주 시인이 쓴 최초의 동시로 교과서에 실려 있는 <조개껍질>과 <오줌싸개 지도> 등이 바로 이때 쓴 작품들이다.


<공상>을 쓸 때 윤동주 시인은 열여덟 살로 지금으로 말하면 고등학교 2학년 정도의 학생일 것이다. 1연은 명예와 허영으로 쌓는 바벨탑 이미지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2연에서는 황금과 지욕의 수평선을 향하여 자유롭게 공상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1연에서 허영에 대한 약간의 경계는 있으나 2연에서는 욕망과 공상을 바다에서 헤엄치는 이미지를 빌려 자유롭게 재현하고 있다. 꿈 많은 소년답게 황금과 지식의 수평선을 향하여 공상의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는 화자, 만주 이주민으로 태어나 디아스포라로 살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조국을 찾아온 소년의 패기가 잘 담겨있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요즘 윤동주 시인이 어떤 과정을 통하여 우리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며 처음부터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시인은 어떻게 살아야만 할까에 대하여도 생각하고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전하여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시를 쓰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사이트도 꽤 많다. 하지만 나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하여 관심이 더 많다. 언어를 다루고 시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는 관심이 덜 한 것 같다. 왜 시를 쓰려고 하는 것일까? 왜 시를 써야만 할까? 많은 사람들이 자기 피알(PR)의 수단으로 시를 쓰려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시를 쓰면 신분이 높아지고 뭔가 훈장이라도 다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그것은 어쩌면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시를 짓고 과거시험 제도에서 시 쓰는 일이 필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생활 속에서 시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요즘에도 시를 쓰고 시를 즐기면 자신이 양반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시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어쩌면 인격수양의 수단으로 시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예수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서 성경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청빈한 삶이 좋아서 세례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믿음이 부족하여 무조건적인 복종을 싫어하고 예수님의 삶도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또한 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삶도 존경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또한 종교라기보다는 자기 수양에 가깝다는 생각에 참선 등을 따라서 해보려고 노력한다. 우리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살피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매우 과학적인 접근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오늘은 무문관에 대한 영상을 보았는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출가자의 행자생활과 수계 과정에 대한 영상도 보았는데 자신의 참모습을 찾으려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어쩌면 시인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운 구도자의 모습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의 시들은 세상 읽기와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과정에서 좀 더 깊이 읽고 좀 더 근본적인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만 좀 더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 혼자만 행복하게 살지 않고 우리들 모두가 가장 행복하게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 인간들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와 무생물까지 우주 만물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고 그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 시인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오늘도 나는 바닷가를 걸으며 깊이 생각을 한다. 검은 밤바다에서 끝없이 하얀 껍질을 벗기는 파도처럼 나도 나의 고정관념들의 껍질들을 벗긴다. 잠시도 쉬지 않고 호흡하는 바다의 숨결에 맞추어서 나의 숨결 또한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을 당신에게 따뜻하게 보내면서 아름다운 꽃과 아름다운 구름과 아름다운 별빛을 켠다. 우수가 지나니 밤바람도 한결 따뜻하고 정겨워진 것 같다. 바다에 뱀들이 기어 온다, 바다에서 숲의 바람소리가 들린다. 푸른 바다의 숲에서 뱀들이 하얗게 기어 온다. 뱀들이 허물을 벗는다. 나도 허물을 벗는다. 부드러운 살결이 드러난다. 시는 어쩌면 몰입과 집중에서 태어날 것이다. 바닷가의 나무들이 밤에도 집중과 몰입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수가 지나자 뿌리에 집중했던 시간을 깨운다. 뿌리에서 이불을 개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이불은 필요가 없다. 이제는 뿌리를 떠나야만 한다. 뿌리의 동굴에서 나가야만 한다. 문을 열고 나가서 길에서 살아야만 한다. 길 끝까지 달려가서 잎을 켜고 꽃을 피워야만 한다. 집중과 몰입의 영혼을 매달아야만 한다. 환한 별빛을 켜야만 한다. 햇빛도 달려오고 달빛도 달려오도록 종을 울려야만 한다. 하다못해 조등이라도 켜서 매달아야만 한다.



* 원문표기

- '무너질 줄도 모르고' -> '문허질줄도 몰으고'

- '쌓는다' -> '싸ㅅ는다'

- '펼쳐서' -> '펄처서'

- '헤엄친다' -> '헤염친다'


옴, 두꺼비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연주가 시작되었다

치명적인 사랑처럼 옴두꺼비가 나타났다


옴두꺼비와 뱀이 글쎄 춤을 추고 있었다

뱀과 두꺼비가 글쎄 탱고를 추고 있었다


나는 언제쯤 트윈 플레임을 만날 수 있을까

뱀 같은 반도네온은 옴두꺼비를 삼키는데,


옴두꺼비는 뱀의 몸 안에서 알을 낳는다

뱀과 두꺼비의 춤은 사랑일까 전쟁일까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연주는 계속되는데,

장마가 끝나도 옴두꺼비는 보이지 않는다


*

옴두꺼비는 뱀을 만나면 피하지 않고 싸움을 건다. 뱀에게 잡아먹힌 옴두꺼비는 혼신의 힘을 다해 뱀의 몸 안에 알을 낳고 죽는다. 그 알에서 깨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뱀의 몸을 파먹으며 성장한다. 뱀은 결국 죽게 된다. 옛날에는 그런 옴두꺼비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https://youtu.be/grx_dkxima4?si=2dv2AX5KyMuoi9NO

https://youtu.be/L6lTDjypOtM?si=pFDaHg2UUZW7o3qH

https://youtu.be/5NreCeOIs60?si=JO8Wwk-WBi26jC7G

https://youtu.be/s2IG306xr20?si=7M3N0qel-Tq6PO42


https://youtu.be/M3b7sQDXeEc?si=Q6YVqP05ECe1tEq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