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도공화국 시와음악카페 달문moon 8
그날부터 우리들의 삼일운동이 시작되었다
누가 봄의 가슴에 총을 쏘았나
누가 꽃의 가슴에 총을 쏘았나
누가 님의 가슴에 총을 쏘았나
아직도 붉은 피를 흘리는 봄의 가슴을 본다
일장기 활개치던 하늘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어둠이 뒤덮었던 지상에 봄기운이 스며드니
숨죽인 태극기 가슴마다 일렁이는 삼일정신
그러나 아,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봄의 가슴을 향해 쏘아버린 그 총소리
아직도 쓰러져 피를 흘리는 봄의 영혼들
인디언들의 땅을 차지한 미친 피바람은
바다를 건너와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바람을 업어 키우던 당산나무들 쓰러졌다
탐라국을 지키던 천년폭낭은 다 보았다
참파왕국 야유나무도 똑똑히 다 보았다
사천 년을 살았다는 올리브나무도 보았다
나는 이제 다시 봄의 당산나무를 심는다
바람을 업어서 키우는 어머니를 심는다
가장 오래 산다는 올리브나무를 심는다
삼월이 총을 맞고 죽어가는 사삼(死三)
고사리 장마 속으로 고개 내미는 희망,
저 봄의 가슴에는 제발 총을 쏘지 마라
우리들의 삼일운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 제주4·3 / 2026년 제78주년 시화전 작품
* 1988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이어도공화국』1권 ~ 6권
https://youtu.be/BiSz-P3UDfM?si=JPvfT0BnZ7AtaX8F
https://youtu.be/eUPnoBjStXM?si=TssRb9RCDtA1pKx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