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9

by 강산




문학동네




국군의 날 행사 생중계를 시청했다. 포항 앞바다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 마지막 국군의 날 기념식의 주인공으로 해병대를 선택했다. 문 대통령은 1일 경북 포항 해병대 제1사단 인근 영일만 해상에 정박 중인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함상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타고 마라도함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해병대가 주축이 된 상륙작전을 참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마라도함 위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육해공군 합동으로 상륙작전을 보여 주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생각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나부야 나부야>를 이어서 시청했다.


백년해로에 대하여 생각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서 78년을 함께 한 노부부가 살았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음식부터 빨래까지 모든 집안일에 솔선수범하는 애처가였다. 한날한시에 이 세상을 하직하자고 그렇게 약속을 했건만… 할머니께서 먼저 세상을 뜨셨다. 살아서는 같은 방을 쓰고(生則同室), 죽어서는 같은 무덤을 쓴다(死則同穴).라는 말이 있다. 참 아름답고 따뜻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편물 하나가 나에게 왔다. 따뜻하고 반가운 이름이 나에게 왔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수술받기 전날 함께 시노래를 들었던 이름이 왔다. 나에게는 가장 추웠고 가장 무서웠던 그해 겨울, 그런 나를 위로한다고 찾아오신 김종순 박사님과 송예진 후배님이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셨다. 팔뚝에 주삿바늘을 꽂은 채로 이제하 선생님께서 직접 불러주신 모란동백을 듣던 그날 밤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나에게 마지막 밤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었던 내가, 그날 밤 병원 근처의 카페 마리안느에서 만난 이제하 선생님, 이산하 시인님, 황인숙 시인님, 박철 시인님, 기형도 시인 누님, 그리고 박경하 시노래 가수...,


알라딘의 작은 박스를 열어보니 속 뚜껑에 간단한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엄지손톱 만한 작은 테이프에는 산책하는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 작은 스카치테이프 하나에도 섬세한 정성이 담겨 있었다. 손글씨로 쓴 내용에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품고 있었다. 참 아름다운 사람, 참 아름다운 책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진성 님께

안녕하세요. 플라뇌즈 책방입니다.

송예진 님께서 책 선물을 보내셨어요.

새 상자에 산뜻하게 보내드리지 못한 점 죄송

하게 생각합니다. 작은 동네 책방이다 보니 택배

로 입고되는 책들이 많아요. 지구에게 조금 덜

미안하고자 상자와 안전 포장재를 깨끗이

보관하다가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너를 이해 부탁드려요.

- 플라뇌즈 드림 -


푸른 하늘 메모지가 붙어 있는 속 뚜껑을 들어 올리니 공기주머니로 되어 있는 안전 포장재 위에 노란 연필과 섬 책갈피와 편지지 형식의 속 포장지가 예쁜 리본 모양으로 묶여 있었다. 리본 모양으로 묶여있는 매듭을 풀고 연필과 책갈피를 들어보니 속 포장지에 또 간단한 엽서 같은 손글씨 편지가 다른 필체로 쓰여 있었다. 그 속 포장지 안에는 한강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코멘터리 북이 함께 들어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답장으로 긴 독후감을 써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

제주에서 읽는 4.3

<작별하지 않는다>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송예진


책을 본 나의 첫인상은 "어, 책 표지가 바뀌었네!" "이 책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책 표지가 벌써 바뀌었네!"였다. 그리고 문학동네 출판사는 책을 참 잘 만드는구나! 문학동네야말로 작가들의 참으로 좋은 고향이구나! 나도 문학동네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나무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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