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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ul 13. 2022

이어도를 아시나요

- 이어도공화국 1

   





이어도공화국 1

- 이어도를 아시나요




이어도를 아시나요

아름다운 나라의 끝이 아니라

아름다운 나라가 시작되는 곳


당신은 그런 나라

이어도를 아시나요


이어도에 사는

또 다른 이어도를

당신은 아시나요












나는 지금까지 아름다운 나라, 이어도에서 살았다. 나의 이름 또한 이어도였다. 그러니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이어도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어도로 살았다. '이어도'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쩌면 이어도 종합 해양과학기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살았던 이어도는 그 파랑도가 아니다. 또한 제주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어도 사나"  그 노래의 이어도도 아니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이어도에서 나는 지금까지 아름답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나는 이제 내가 전생에 살았던 지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았던 아름다운 나라 이어도를,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지상으로 전파하고 싶은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나 혼자만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한 일이므로, 나의 행복을 나누어주고 싶어서 세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어쩌면 내가 살았던 이어도는 서천꽃밭에 가까울 것이다. 서복 선생님께서 서귀포에서 불로초를 구하여 돌아가서 만든 나라에 가까울 것이다. 지상으로 돌아가서 나는 아름다운 나라 이어도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참고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이어도공화국을 만들 결심을 하였다.


나는 오십육 년 넘게 꿈속에서 살았다. 나는 오십육 년 넘게 꿈 섬에서 살았다. 나는 오십육 년 넘게 이어도에서 살았다. 나는 이제 가끔 꿈속을 빠져나온다. 나는 이제 가끔 세상을 보고 읽는다. 나는 이제 가끔 사람을 만나 꿈꾼다. 꿈속에서 보았던 세상이 참 아름답다. 꿈속에서 만났던 사람이 참 아름답다. 꿈속에서 살았던 세월이 참 아름답다. 꿈속에서 보았던 세상을 옮겨 심는다. 꿈속에서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난다. 꿈속에서 살았던 세월을 거꾸로 산다. 


집에서 기르던 개 한 마리가 주인을 물고, 어느 이상한 나라의 왕으로 등극을 하니, 세상의 모든 개들이 몰려와 물고 뜯는다. 내가 이어도공화국 상머슴이 되어 바라보니, 때죽나무는 지상을 향하여 하얀 종을 울리고, 산딸나무는 하늘을 향하여 하얀 종을 울린다.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맞추어 눈을 뜨고 보니, 꿈과 삶과 죽음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 나무와 함께 나무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지상으로 다시 돌아와 살펴보니 내가 지금까지 살았던 이어도와는 참 많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아직 이 세상을 잘 모른다. 그리하여 나는 이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그리고 나는 작고 아름다운 나라 하나를 만든다. 나의 세상 읽기와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이렇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내가 스스로 명명한 "꿈삶글"을 쓰기 시작한다. 나는 드디어 오십육 년 넘게 살았던 이어도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이어도공화국의 시대를 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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