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도공화국 16
* 서귀포 칠십리 : 원래 ‘서귀포 칠십리’는 정의현의 청이 있었던 성읍 마을에서 서귀포 포구까지의 거리적 개념으로 사용되었는데, 오늘날에는 서귀포의 아름다움과 신비경을 대변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아침 일찍 발전소 옥상에서 바다를 본다
난간에서 잠시 하늘을 보았을
노회찬 의원을 생각한다
병실에서 잠시 천정을 보았을
최인훈 선생님을 생각한다
나도 30년 전에 그랬다
작은 실수 때문에 순결이 무너져서
목숨을 안고 뛰어내리고 싶었다
죽지 못하여 산으로 바다로 하늘로
날파람둥이처럼 쏘다니던 시절이었다
서른 살 까지만이라도 살고 싶었던 시절이었다
나도 잠시 병실에 누워 천장을 보았다
병원 침대에 누워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천정 환풍기를 잠시 보았다
그리고 나는
병원에서 겨우 기어나오다가
붉은 여우에게 목을 물려
인천 앞바다에 버려졌다
그렇게 나는 파도가 되어 떠내려가다가
천고 만신 끝에 바다 속 바위에 걸렸다
삶과 죽음의 중간쯤에 있는 이어도에서 30년을 살았다
아침 퇴근길에 꿈섬에 들러온다
날씨가 너무 더운 나날들
연꽃도 좀 더 깊은 물속으로 걸어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