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영하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의 일상의 부재다.
수많은 여행자와 각자의 여행의 이유를 고민하다 보니, 어머니의 숫자만큼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저마다 입맛이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고, 엄마가 해준 밥에 대한 기억은 모두 다르지만, 어머니가 해준 따끈한 밥을 떠올릴 때 드는 감정은 마치 다양한 구슬을 하나의 실에 꿰듯, 다른 입맛, 다른 음식, 다른 기억을 하나로 엮는다.
이처럼 여행의 이유도 저마다 다를 테지만, 여행이 주는 느낌과 기억, 감정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의 여행자도 한 순가 동료로 만든다.
때론 왜 그런지에 대해서 이유를 생각하기보다는, 신선한 바람과 향긋한 냄새를 느끼며 오로지 감정에 나를 던질 필요가 있을 때가 있다.
여행의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여행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글을 보며 나의 여행과 다른 이의 여행을 곱씹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