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잠든 사이

by 문예동


너의 잠결에

나는 비로소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


악몽과 마주할 용기


죽음의 이별을 받아들일 용기


풋풋한 사랑을 꿈꿀 용기


아, 사실을 말하자면 모두 거짓말이다


아마도 너의 그리움이나 욕망의 변신일 뿐

이런저런 용기는 그저 너의 명령어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너의 잠결에서

나는 젊고 순수하다


저만치 어린 나의 청춘이

아니, 너의 청춘이 걷고 있다


겨울날

집 앞 골목길을 돌아서는

너의 하얀 입김을 보고 있자니


꿈의 창에 서린 성에가 녹아

따뜻한 눈물로 흐른다


다정하게 내 이마를 어루만지는 숨소리

내게로 오는 영혼의 발소리


네가 잠든 사이

나는 깨어서 사랑하는 너를 부둥켜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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