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점 안에 들어서면 누군가 하나하나 선별해 두었을 책들을 바라본다.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적어내려갔을 소개글을 읽기도 하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진열된 서가를 감상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다, 마음에 안기는 제목을 보면 책등을 어루만져 본다. 그러다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은 비용을 지불한 후 내 책꽂이에 추가하는 식이다.
독립 서점에 방문하면 반복하는 나만의 루틴이다.
집 근처의 독립서점. 몇 년째 애용하고 있다.
정신없는 시간들이 지나고 어느새 반 년차 직장인으로 접어들면서 한켠으로 밀어두었던 일상의 감각들을 되찾고 있다. 퇴근 후 집에서 5분 거리의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두 권을 집어들고는 근처의 카페로 가서 라떼를 한 잔 시켰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음미하듯 읽어내려가는 타인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저 시키는 대로만 살아왔던 내게,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이들의 이야기. 퇴사라거나 프리랜서의 삶이라거나 글로 밥벌이를 하는 작가의 삶은 마음의 기폭제처럼 느껴진다.
나도 더 많은 것을 내려놓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괜스레 다이어리를 집어들고 몇 문장 기록해 보기도 하고 내가 상상하는 10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면 항상 도달하는 지향점은 같다. 어딘가 한적한 곳에 카페를 차려두고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가득 채운 공간을 만드는 것. 까다롭게 책을 선별해 무명 작가의 책들도 전시하고 누군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