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독립출판 수업의 마지막 날. 함께 수강한 작가님들의 샘플북을 확인하는 '출간 기념회'가 조촐하게 열렸다. 선생님이 건네주신 작은 봉투에는 '작가님'이라고 쓰여있었고 봉투를 뜯자, 컴퓨터 화면으로 접했던 글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얇은 책이 되어 손으로 만져졌다. 실물로 본 표지의 색감과 사진, 전체적인 디자인을 훑어 본 솔직한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마냥 기쁠 것 같았지만 오히려 남의 것처럼 낯설고 어색했다. 만약 이 책이 다른 작가의 책이고, 이대로 서점에서 판매를 한다면 나는 과연 이 책을 살 것인가? 아무래도 아쉬워서 도로 책을 내려놓을 것 같았고 여러모로 부족함이 더 눈에 보였다. 그래도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 애써서 만든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이 스스로 뿌듯해서 충만한 마음이 되었다.
샘플북을 받은 이후, 조금만 다듬으면 정식 출간본이 완성되겠지 라고 생각한 건 내 오산이었다. 한 꼭지씩 원고를 다시 다듬기로 했다. 가제본된 상태에서 펜을 들고 종이로 한 문장씩 확인하며 고치니 비문과 띄어쓰기 오류, 어정쩡한 표현과 문장들이 더 눈에 잘 띄었다. 이대로 출판을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 매일 나의 못남을 마주하며 수정할 부분을 표시하는 고역을 끝내고, 다른 글도 써야하는 일정이 생겼다. 지금은 4월 중순이 마감인 단편소설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독립출판 원고와 거리감이 생겼다.
독립출판 수업에서 초고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면, 이제 이 것을 바탕으로 진짜 원고를 써야하는 지점이다. 결국 글쓰기에서 퇴고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퇴고를 거쳐 다시 쓰는 게 진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는 느낌이다.
3월 중으로는 출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원고를 손보고 디자인도 다시 해야하니까 3월은 아무래도 무리일 듯 하다. 3월 중에 1고를 마무리 한 후에 4월 중에 인쇄소에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아마 이때도 가제본을 해서 또 수정할 부분을 고치고, 또 고치고... 그 과정의 반복이겠지만 늦어도 상반기에는 출간을 하고 싶다. 지금 준비하는 공모전은 2년간 출간 이력이 없는 작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결과 발표인 5월 이후에야 출간이 가능하지 않을까? 독립출판 원고도, 소설도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하나씩. 조급해하기보단 차근차근 해나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