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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훈 Dec 08. 2023

새는 대지에 대한 사랑을 우리에게 일깨우네

본 윌리엄스 - 종달새의 비상

영국의 작곡가 본 윌리엄스 (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는 에드워드 엘가와 더불어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평생에 걸쳐 영국 민요 800여 곡을 수집하며 잠들어 있던 영국 민속음악에 생명을 불어넣은 업적은 높게 평가받습니다. 


본 윌리엄스


본 윌리엄스가 1914년 작곡한 <종달새의 비상>은 영국의 시인 조지 메레디트 (George Meredith, 1828~1909)의 동명(同名) 시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곡입니다. 메레디트의 시는 자연에 대한 예찬과 삶의 희망,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을 종달새를 통해 표현하고 있으며 본 윌리엄스는 이 시를 영국 민요의 곡조를 사용하여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재 탄생시켰습니다. 


조지 메레디트의 초상화 (1925, 존 맥루어 해밀턴 작)


초기 형식은 베토벤의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에서 영향을 받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작곡되었으나 1919년 수정작업을 거쳐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로 개정되었습니다. 곡은 당대 최고의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 홀 (Marie Hall, 1884~1956)에게 헌정되었으며 오케스트라 버전의 초연은 1921년 6월 14일 아드리안 볼트가 지휘하는 브리티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마리 홀의 협연으로 런던의 퀸즈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곡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작과 마지막에 연주되는 바이올린의 독주인데 종달새의 비상과 지저귐을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7년 세계 피겨선수권 프리스케이팅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가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하여 친근한 곡입니다.



<종달새의 비상>

종달새가 날아올라 원을 그리기 시작하니

마치 은빛 구슬을 꿰어 놓은 듯

맑고 고운 소리가 끝없이 이어져 퍼져가네


지저귀고, 휘파람 불며, 읊조리고, 들썩이며

그 노래 고리로 하늘을 가득 채우니

새는 대지에 대한 사랑을 우리에게 일깨우네


하늘 위로 솟구치고 오르는 날갯짓은

황금빛 술잔과 같은 이 계곡에

흘러넘치는 포도주처럼

우리를 그와 함께 창공으로 이끌어 올리네


본 윌리엄스 - 종달새의 비상

아라벨라 슈타인바허 바이올린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 앤드류 맨지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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