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 Mar 17. 2021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세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

샛노란 태양이 깨졌다.

산의 모양도 퍼즐처럼 보인다.

하늘의 구름들도 비뚤비뚤하다.

거울 속의 내 모습도 괴상하다.

틀림없이 이상한 날들이었다.

하지만 견디며 그럭저럭 살았다.


어느순간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는것을 깨달았고

갑자기

안경을 벗고 싶었다.


안경을 내려놓은 순간

눈옆으로 깊게 굴곡진 자국과

어색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어색함  견디샛노란 태양도, 산도, 하늘도 내  시야의 모든 것들은 온전해졌다.

거울 속의 내 눈, 코, 입이 신기할 정도로 반듯하고 예쁘다.


깨진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봤기 때문에

모든 것이 틀렸고,

모든 것이 안 맞았다.

다 이상했다. 때론 나만 바보 같았다.

또한,

깨졌지만 깨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부단히, 열심히, 그 누구보다 더,


하지만 그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안경이 깨어진 것은 누구의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어나 마자 깨어지기도,

과거의 고통 속에 헤매다가 우연히 만났을 수도,

각자의 수많은 사연들로 인해,

우리는 그것을 환경이라고 불리는 것들에 의해 씌워졌다.

깨진 안경은 그 뒤에 숨기 위한 좋은 구실이 되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먼저 깨진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인정하는 순간

안경은 벗은 것이니깐.


오늘만큼은 깨어진 안경을 내려놓고 거울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당신의 눈을 바라보세요. 안경 속에 감추어진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다 내려놓고 편히 잠들어 봐요.

여러분에게 깨진 안경은 무엇인가요?


*내담자의 그림에서 깨어진 안경을 보고 생각이 나서 글로 적어봤습니다.

내담자의 깨어진 안경은 자신의 연약한 모습이었습니다. 연약함이 보이지 않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과거의 모습과 닮아 있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저의 모습에 자신이 없으니 자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세상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악다구니 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부족해도, 조금은 연약해도 인정하고 내려놓으니 어느 순간은 편해졌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깨어진 안경은 연약함, 왜곡된 사고, 편견, 엄격한 잣대, 독설, 독선과 아집, 이기주의. 자기애 등등 수많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것들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돌보는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