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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물

20250219

by 예이린

피조물에게서 위안을 찾지 말라던, 소설 속 어느 문장에 마음 절반을 내어줄 만큼 시니컬해진 시기가 있었다. 타인의 삶에 기웃거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되뇌었던 때였다. 오늘 상희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 기간이 떠올랐다. 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던 언니는 “어어어어” 반복하며 내 말을 들어주었다. 진짜 관심이었다. 그리고 이사할 때 필요한 것 없냐는 질문을 몇 번이나 했다. 가장 밝은 조명이 빛을 내서 마음 전체를 가득 비추었다. 한결같은 건 참 힘든 일인데 한결같은 언니가 너무 고마웠다. 환해진 기분으로 인스타에 들어가니 신영의 글이 보였다. 숙정의 스토리도 올라왔다. 위안이었던 친구들이 눈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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