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0
아홉 시 반에서 열 시 반 사이 잠이 오는 순간이 있다. 요즘은 그걸 놓치면 언제 잠들지 나도 알 수가 없다. 잠을 청하다 실패하고, 밀린 런던 사진을 올렸다. 문장을 조금 고치다 아쉬운 채로 약간의 글도 올렸다. 그런데 민영에게서 이런 연락이 왔다. <구태여 하는 것들>은 첫 페이지 읽고서 소중해져서, 180도로 안 접고 읽었다고 했다. 처음 두 장이 접혀 있어서 난생 처음 소장용 책을 구매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고 했다. 접힌 거 슬퍼서 눌러봤으나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귀여운 마무리까지, 새벽에 마음이 몽글몽글 행복해졌다. 잠이 늦게 들어 참 좋았다고 생각했다. 다 표현되지는 않지만 나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민영이 덕분에 알게 되었다. 보이거나 들리지 않아도 어디에선가 존재하고 있는 마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