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20251117

by 예이린

집에 들어서서 바로 알아차렸다.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온 바람이 꽃잎을 얼렸다가 축 처지게 했음을. 꽃을 건넨 분이 불과 삼일 전에 이야기했는데, 아침에 집을 나서며 환기를 시킨다고 열어두었다니. 힘없이 쳐진 모습마저 고왔지만, 미안하고 심란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다음에 그러지 않으면 되긴 하지만, 어여쁜 무언가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흐트러질 수 있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없던 것이 찾아왔을 때에는 적어도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가령 겨울철에 집에 꽃을 들였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찾아보기도 해야겠다 싶었다. 소중한 것에는 너무 무던하지 말아야겠다. 무심함이 될 수도 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누군가를 위로할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