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6
오전 회의로 평소보다 이르게 도착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해야 해서 늘 그렇듯 긴장도 했다. 그래도 3개월 정도 지나니 이 회의가 익숙해져 버벅거림 없이 흘러갔고, 그러니 사람들의 대화를 가만히 바라볼 수 있었다. 한 분야에, 그리고 어떠한 전략에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무엇이 되었든 진지한 태도로 대하는 게, 그 깊이가 좋다. 나는 무엇을 깊이 대하고 있었을까. 내 마음에만 너무 골몰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들자 환기되었다.
일을 더 하기로 했다. 문득 햄버거 생각이 나서 먹었다. 직장에서 컨디션 좋은 채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늦지 않게 잠들고, 운동하고 영어를 공부한다. 음식도 냉장고에 채워둔 것을 조합해 간단히 건강식을 만든다. 계획한 루틴들을 해나가다가,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니 꽤 좋았다. 지긋하고 가만한 일상에 가끔 이렇게 변주를 줘야지. 작은 활기였다.
5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뭐라 할지 생각해보았다. "그 시간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어. 잘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떠올랐다. 마음 아리던 장면은 어떨까. "그러지 마. 그러지 말아, 너를 지켜." 그럴 것 같았다. 어렵고 헷갈리는 순간이 찾아오면 미래의 나를, 바라던 장면을 맞이했을 그 언니를 떠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