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20260205

by 예이린

어쩌다 평일에 가보고 싶던 곳에 갔다. 오랫동안 궁금했던 곳이고,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공간과 음악과 이걸 만든 이가 조화로웠고, 무엇보다 케이크와 커피가 공간만큼 괜찮았다. 오픈 시간 직전에 첫 손님으로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혼자 와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아지트가 되려나’ 혼자 생각했다.

조금 온화해진 날이라, 겨울의 서촌을 온전히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추위에 마음이 분산되지 않자, 겨울날 이 동네가 참 예쁘구나, 생각했다. 서촌은 꼭 루시드폴 같다. 노래는 에피톤프로젝트가 더 잘 어울리지만, 그냥 계속 오래오래 좋은 대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보이나요'로 알게 된 후 '우리 아름다운 시간은', '고등어'를 많이도 들었고 매번 여전히 좋았다. '그대는 나즈막히'를 시작으로 몇 곡을 들었다.

종우가 가사를 써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너무 설렜다. 춤을 추면서도 춤에 관해 한참을 떠들지 못하는 나는 노래와 가사에 관하서라면, 대화만 통한다면 몇 시간이고 그럴 수 있어서. 일상에서 노래와 그 가사에 위로 받고 의지하는 비중이 많아서. 이유없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아했던 것이라서. 신기하고 설렜다. 나는 또 어디로 가게 될까. 여전히 퍼즐이 좀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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