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 머릿속은 다음, 또 다음을 향해 있었다. 내가 착각했던 것임을 깨닫고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통화가 끝나고 자리로 와 앉으니 모니터 밑에 붙여둔 것이 보였다. fact check. '이번에 또 깜빡했네.' 생각이 들었다. 오랜 생각의 방식이 쉬이 물러가지 않겠지만, 연습하고 싶다. 사실을 확인한 후에 다음을 생각하고, 정말 그럴 때 감정이 올라오도록 말이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은 삶'이라고 했다. 이틀 전인가 요즘 보는 소설에서 그게 좋은 삶 같다고 한 인물이 말했다. 그때는 '그런가'하고 넘어갔는데, 오늘 함께 야근하는 동료분과 이야기를 하고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 양손에 쥐고서 내가 없는 걸 기어코 찾아내 불평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었다. 좋아하는 단발머리 과장님, 늘 웃음기가 많아 좋은 영향을 주는 옆자리 동료, 선배의 고충을 이해해주는 후배, 오늘 점심을 함께 먹은 비누같은 아이. 그리고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오랜 단골바, 그곳에서 늘 웃음으로 마주하는 친구들. 뜨거운 여름 함께 내달렸던 기억을 공유한 멤버들. 쓰다 보니 뚜렷해진다. 기어코 불평하고 있었던 게 맞는 것 같다. 이 기록을 볼 때면 기필코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늦어진 퇴근. 둘만 남은 것을 보고 옆자리 동료에게 "우리가 문제일까요?" 말하니, "낮에 집중 못하는 애들"이라고 웃으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검블유>의 좋아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타미와 가경이 늦은 시간까지 함께 일했던 부분이다. 회사에서 집으로 오는 길의 익숙한 야경을 보며, 어쩌면 가장 그리운 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