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 멋있다, 섭섭해, 불안해, 도와줘"

마음에 있던 말, 하고 싶은 말

by 예이린

좋아하는 동네에 갈 때면 눈길을 끌던 상담소가 있었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친구에게 나중에 그곳처럼 너가 마음이 가는 동네에 차리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마주했을 때, 다시는 소중한 사람에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상담소에 가기로 했다. 월요일 밤 퇴근 후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휴무인 식당이 많아 동네의 분위기는 더 고즈넉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곳에 들어갔다.


사전에 보냈던 질문지를 잘 읽어보셨다며, 쓰면서 느낀 것 같은데 연애만이 고민이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끄덕였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바라는 목표를 성취하면 해결될 줄 알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외부적인 조건으로 채우는 건 잠깐이었을 것이다. '존재 자체로서의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이 아프게 다가왔다.


내가 지닌 것은 커보이지 않고, 남들이 지닌 것은 반짝여 보이는, 스스로 더 대단하길 바라며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불안해하고, 그게 연애라는 관계로 맺어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향했었다. 그걸 숨기려고 늘 있는 그대로를 말하지 못했다.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도 못했고, 그래서 다른 말들이 건네진 적이 많았음을 깨달았다.


처음 그곳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 내내 잠이 왔다. 그주 내내 회사에서도 그랬다. 그만큼 마음을 마주하고 살피는 일은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 오고가며, 모른 척했던 마음들을 대면하며 진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화로 표현되거나 회피했던 이 말들이 어색하지 않아지면 좋겠다. 돌아보면 세상의 화려하게 몸집을 부풀린 사람들보다 이 말들을 솔직하게 건넬 수 있는, 약한 걸 보여줘도 괜찮은 사람들이 가장 부러웠으니까.



부러워
멋있다
섭섭해
불안해
도와줘
작가의 이전글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