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돌리기 훈련을 하자
3월에 구청에서 시작한 축구는 이제 어느덧 9월에 이르렀다.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장에 갔다면 2~3달이 지나자 운동하러 가는 시간이 다가오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나서 부끄러움을 알게 되듯이 운동을 하러 가면서 내가 기본 체력, 유연성, 민첩성, 근력 등 모든 부분에서 미천한 능력치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게 되어서였다. 예전에는 운동을 못한다는 것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었는데 운동장에서는 모든 것이 벌거벗겨진 것처럼 나의 학같은 자세와 떼구루루 공을 숨길 수가 없었다.
훈련을 매주 똑같은 걸 하지만 세상을 처음 만난 신생아처럼 모든 활동이 어려웠다. 그중에서 가장 힘든 건 '볼 돌리기'라는 훈련이었다. 선배들은 '볼 돌리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시작하지만 나는 늘 막막했다. '볼 돌리기'는 정사각형의 코트를 그리고 각각의 변에 1~2 명식 서서 가운데 1명의 수비가 공을 빼앗지 못하게 다른 4~6명의 사람들이 축구공을 패스를 하는 활동이다.
나에게 공이 오면 어쩌나, 도대체 어떻게 옆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낸단 말인가 하며 나는 온몸으로 '저에게는 아직 꿈이 없습니다!! 저에게 공을 패스하시면 바로 아웃당하는 겁니다!'라고 보여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선배들이 돌리고 돌리다가 도대체 방법이 없을 때 공은 내게 왔다. 나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공공이 내 발에 닿으면 뻥~ 차버리거나 침착하자고 마음먹으면 바로 수비에게 공을 빼앗겼다. 다른 사람들에게 겨우 공을 넘기더라도 선배들이 거의 날거나 온몸을 던져야 막을 수 있을 만큼 불편한 패스를 남발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술래였다. 크흑
긴 시간 동안 술래를 하면서 선배들의 가볍고 여유 있고 살살 발에 툭툭 떨어지는 공이 부러웠다. 선배들은 '열어서 받아라!' '받아줘!' 또는 ' 지수야! 리사야!' 하면서 이름을 부르곤 했다. 그리고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옆으로, 주거나 받은 공을 바로 옆으로 보내는 등 침착하면서고 가벼운 패스를 했다.
술래를 벗어나는 방법은 선배들이 실수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