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골대에 공을 넣는 그 운동 아닌가요?
아이가 10살이 되자마자 드라마,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나 자신을 찾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것도 모든 방면에서 아주 촘촘하게 돈이 필요했다.
지도자 자격증 과정 월 100... 하다못해 건강한 인간이라도 돼 보자고 운동을 기웃거렸으나 헬스장도 비싸고 요즘 아이들도 배운다는 필라테스도 월 60만 원이라는 것을 듣고 나 자신을 찾기는커녕 집에서 숨만 쉬는 37살에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달리기를 시작하려니 운동화도 없고 운동할 때 남들이 편하게 입는다는 그 흔한 아디다스 바지조차 없었다.
'스스로 운동하는 인간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방바닥에 누워서
남 탓, 인간 탓, 사회 탓, 경제탓등을 하며 지내다가 우연히 구청에서 운영하는 여성축구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워낙 운동에 대한 지식이 없었으며 '축구'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기에 겁도 없이 구청 여성 축구부에 문을 두드렸다.
축구를 나가는 첫날이 되었다.
나는 평소에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것을 혼자만의 자랑으로 여기고 여름에도 냄새 없는 내 겉옷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답게 첫날 입고 갈 운동복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3월의 날씨를 생각해 목티를 입고 남편이 축구할 때 입던 옷을 걸쳐 입고 운동장으로 갔다.
나는 그날 축구팀 사람들이 운동하는 곳에 아무렇게나 껴서 공만 따라다녔는데
머리통이 터질 만큼 아프고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지고 생전 처음으로 엄청난 땀을 흘렸다.
그렇다. 나는 땀이 안나는 체질이 아니라 평소에 전혀 안 움직였던 인간이었다.
첫날 나는 내 인생에서 흘릴
모든 땀을 흘리고 머리를 산발을 하고 장렬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 운동을 해보겠다고!
남편과 아들은 '아주 국가대표 오셨네' 라며 나를 환영했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팀 운동을 해본 것 같다.
(물론 팀에 도움 되거나 상대편을 압박하지 않고 혼자 뛰고 싶은 대로 아무렇게나 뛰었음)
어렸을 때 학교에서 피구나 몇 번했지 이후로는 한 번도 운동하는 팀에 껴 본 적이 없었다.
(뛰는 모습을 보면 당연한 결과.... )
생활체육이라며 이렇게 나이 많은 아줌마를 받아준 구청 축구부가 고마웠다.
37살이 되어 나를 위한 것을 해보자고 근엄하게 선언했지만 '배드민턴 회원 모집- 선수생활했던 사람 환영' , 필라테스 100만 원, 배구- 여성의 경우 선수했던 사람' 등의 설명들을 보면서 쓸쓸했다. 어디 하나 껴보려고 해도 나이도 많고, 이미 해 온 것도 없다는 생각에 다시 그저 살던 길을 가라는 신호일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는데 그저 뛰어간 운동장에서 고맙게도 나를 받아준 팀이 있었다.
나의 첫 번째 팀이 생긴 것이다.
(물론 팀에서 나를 환영하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