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획자와 프리젠터가 알아야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
UX 디자인을 공부하고 실무를 해왔지만,정작 '인간' 자체에 대해서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됐다.
사용자 리서치를 하고, 그에 맞는 화면을 그려내기 전에
인간의 기본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게 더 우선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시각에 대한 챕터가 인상 깊었다.
사람은 정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진다.
이 대목을 읽으며 학생 때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수업이 떠올랐다.
(글자의 형태, 크기, 대비 같은 것들)
그때는 단순히 시각적 표현을 배우는 수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은 사람이 정보를 인지하는 방식을 배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디자인은 결국 감각을 다루는 일이었고,
감각은 인간의 반응 체계와 연결되어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논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설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과 직관이 먼저 반응하고, 논리는 그 뒤에 따라온다.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 더 그렇다.
회의에서는 수많은 논리적인 근거와 데이터를 나열하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은 분위기, 관계, 신뢰감 같은 보이지 않는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먼저 결론에 가까운 감각적인 판단을 내리고,
그 다음에 그 결론을 설명할 논리와 근거를 찾아 붙인다.
그래서 논리는 언제나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설득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내려진 결론을 정당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점을 생각하면
문장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설득하려는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사람에게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지.
결국 논리보다 먼저 작동하는 것은
사람 사이의 감정과 신뢰일지도 모른다.
같은 문장이라도
누가, 어떤 표정과 어조로 말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표정, 시선, 말의 속도 같은 비언어적 요소는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최근 실무 인터뷰를 경험하면서
이 점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
결국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인상은
말의 내용 자체보다도
이런 미묘한 차이에서 더 크게 만들어지는 것 같다.
연봉, 복지, 근무 환경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 만족감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금세 적응한다.
처음에는 큰 보상처럼 느껴졌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준이 되어 버린다.
반면 내적 보상은 조금 다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는 감각,
어떤 일을 전보다 능숙하게 해내고 있다는 느낌.
이런 작은 진전의 경험은 꽤 오래 지속된다.
책에서 나온 문장이 특히 인상 깊었다.
“숙련은 접근할 수 있지만 도달할 수 없다.”
완벽한 상태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완성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진전(progress) 을 좋아하는 존재라고 한다.
그래서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는 동기도
일 자체에서 느끼는 동기,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에서
계속 일할 이유를 찾는 걸지도 모른다.
우리는 평소 데이터 드리븐 의사결정을 강조하지만,
정작 일화(내러티브)와 스토리에 더 오래 반응한다.
논리를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말하는 이의 톤과 태도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의식적으로 결정한다고 믿지만, 우리의 무의식이 방향을 잡는다.
UX를 한다는 건 결국
이 모순적인 인간을 전제로 설계하는 일 같다.
기능과 화면을 설계하기 전에
사람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