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커리어업 10기] - 3주차 성장일지
디자인을 할 때마다 늘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결과물은 완성됐는데, 이상하게도 아쉽다.
뭔가 정리가 안 된 것 같고, 화면이 복잡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이번 프로젝트도 그랬다.
겉으론 깔끔해 보여도 마음속에선 ‘뭔가 부족해’ 하는 감정이 계속 남았다.
그런데 팀장님과의 UI 미팅에서 그 이유를 조금 알게 됐다.
정렬, 간격, 여백, 시선의 흐름.
화면 안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질서’들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모든 걸 ‘정확히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픽셀 단위까지 딱딱 맞아야만 제대로 된 디자인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카드형 디자인이 많아지고,
점점 화면이 답답하고 복잡해졌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내려놓았다.
‘딱 맞는 디자인’보다 ‘흐름이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해보자고.
여백을 더 주고, 시선을 따라가는 길을 만들었더니
그제서야 화면이 숨을 쉬는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은 ‘맞추는 것’보다 ‘조율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이번 주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전부 손으로 써봤다.
스케치도 하고, 피드백도 적고, 생각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러프한 ‘작업 노트’가 생겼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감으로만 흘려버리는 순간들이 많은데,
그 감각들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니까
다음 디자인을 할 때 훨씬 명확하게 생각이 이어졌다.
이 노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의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주는 과정 같다.
처음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너무 헤멨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이걸 어떻게 정리하고 표현해야할 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직관적이지 않고 돌려말하기도 하고, 순서 또한 애매해졌다.
또한 장표를 만들면서 각각의 페이지를 구성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각각 연결된 설계들을 따로 생각하게 되면서 각각 보여주려 하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점점 멀어진 것이였다.
한번 정리는 해보았지만, 구성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와서
결국 팀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답변을 받고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스스로에게 많이 물었다.
“내가 이걸 왜 이렇게 했지?”
“이 구조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걸까?”
그 질문들이 쌓이니까
그동안 그냥 ‘감으로 했던 디자인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조금씩 바뀌는 느낌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내가 정한 주제는 ‘루틴 중심의 웰니스 경험’이었다.
사용자가 단순히 데이터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기록을 통해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기록 - 피드백 - 루틴 - 다시 기록’이라는 하루의 루프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사용자가 자신의 변화를 느끼면,
그 경험이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이 과정을 설계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좋은 UX는 화면이 아니라 사람의 하루를 바꾸는 경험이라는 걸.
이번 주 내내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어쩌면 너무 완벽하게 전달하려다 보니
내 생각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던 것 같다.
디자인이 점점 벙벙해지고,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던 이유도
결국 그 안에서 길을 잃었던 탓이었다.
늘 시간에 쫓기며 결과를 내다 보니
디테일을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주엔 그 원인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었다.
디자인은 결국 ‘보는 눈’을 기르는 일이라는 걸.
서체의 무게, 여백의 리듬, 정렬의 균형 —
이런 것들은 책이나 강의로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부딪히고 반복하면서 체득되는 감각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한 번 더 보고, 한 글자 더 다듬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단단한 디자인을 만드는 것.
이번 주는 그렇게 ‘단단함’의 시작점에 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