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가 무엇인지 분석해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이야기
이커머스 산업군에 속하는 회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입사 초기에는 신입사원만의 들끓는 열정이 있었다. 회사 업무와, 스터디로 산업 이해도를 높여서 이커머스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눈앞의 지엽적인 일을 정리하기에 바빴고, 점점 게을러져서 스터디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입사 초기의 열정을 되살려 보고자 한다. 이커머스에 대한 지식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하면서, 회사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경험에 대해 함께 작성해보려고 한다.
1994년 아마존과 ebay가 최초의 전자상거래를 런칭한 이후, 이커머스는 빠르게 확장되고 변화해왔다. 인터넷의 확장, 스마트폰과 같은 발전된 IT기기의 보급은 이커머스의 성장을 촉진시켰고 변화시켰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온라인 구매 이용자의 수는 크게 증가하고, 더 많은 기술과 상품이 이커머스 시장에 도입되면서 다양한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빠른 발전과 변화 속에서, 이커머스 특징을 몇 가지로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이커머스를 다음과 같은 구성요소로 나누고, 각 요소의 변화 양상과 최근의 모습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한다.
1. 공급자와 소비자
2. 플랫폼
3. 물류
오늘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이커머스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한다.
나의 최초 이커머스 경험이 떠오른다.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 때 모니터 화면 속의 연분홍색 축구화를 보고 엄마를 졸라 옥션에서 축구화를 구매했다. 이 그 축구화가 배송되기 전 몇 날며칠을 부푼 기대감으로 보냈다. 그러나 배송받은 축구화의 색은 모니터에서 본 색이 아니었고, 사이즈 또한 맞지 않아 큰 실망을 했다.
과거엔 이처럼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정보만으로 소비자는 상품에 대해 파악해서 구매해야만 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상품 리뷰나 만족도 조사 노출과 같은 기능이 도입되었지만 소비자에게는 일방적 정보 전달을 해결할 대안이 필요했다.
최근 국내에서 널리 상용화고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은 양방향 정보 전달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인플루언서 진행자의 상품 평가를 실시간으로 보고,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해 의견을 내며 소통을 한다.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욱 정확히 받을 수 있고, 공급자는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요구사항을 반영한다.
상품이 공급자에게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과정에서 쇼핑 플랫폼은 가교 역할을 하며 크게 성장했다. 플랫폼은 넓은 트래픽을 확보하고 고객을 위한 데이터를 대신 수집해주며 쇼핑몰 운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주었다. 이에 대한 대가로 공급자는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했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과 같은 거대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급자는 중간단계에 있는 플랫폼에게 수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곧바로 이어지는, D2C의 발전을 불러왔다. 데이터 수집이 용이해지면서 공급자는 자사몰에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공급자는 수수료를 절감시켜 상품 마케팅, 가격경쟁력에 투자하며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다.
웹서핑을 하다 보면, 블로그에서 상품에 대한 체험후기 혹은 영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블로그에 글을 올린 사람은 공급자일까 소비자일까?
상품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보면 소비자이지만, 제품 생산과 판매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보면 이들은 공급자이다. 때문에 이들을 공급자와 소비자를 섞은, 프로슈머(Prosumer)라고 표현한다. 프로슈머의 사례처럼 이커머스의 변화 속에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구분은 모호해지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팬슈머(Fansumer) 현상이 있다. 팬슈머는 팬(fan)과 소비자(Comsumer)의 합성어로, 이들은 연예인, 영화, 브랜드, 등의 상품을 소비하는 동시에, 상품의 기획, 구상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그 예시로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토마토마’가 있다. 2005년 출시 후 1년 만에 단종된 토마토마는 2017년, 소비자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재출시되었다. 즉, 상품에 대한 소비자가 공급자 역할을 일부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브런치 글의 시작으로, 소비자와 공급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이커머스를 바라보았다. 몇 가지 특징을 도출해냈지만, 쉴 새 없이 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에서, 소비자와 공급자의 관계는 또다시 여러 가지 양상으로 변화할 것이고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에 대한 예측과 대응능력이 이커머스 종사자로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