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멘헤라는 뜻을 아시나요?

by 노란빛방울
출처: https://pin.it/4ZtrWmpst


금쪽상담소에서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는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앞에서 "내가 죽으면 된다", "옥상에서 떨어뜨려 달라"며 자신을 파괴하는 언어를 쏟아냈다. 그 처절한 광경에 나는 할 말을 잃었고, 마음은 한동안 먹먹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요즘 '멘헤라'라는 말이 유행처럼 소비된다. 정서적 불안을 뜻하는 이 단어는 어느새 아픈 사람을 조롱하거나, 혹은 하나의 개성 있는 스타일로 포장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자해 흔적을 전시하거나 기이한 행동을 연기하며 '멘헤라'라는 정체성을 패션처럼 장착한다. 하지만 인격장애의 실존적 고통 속에서 매일 약을 복용하며 버티는 내게, 그들의 가벼운 '척'은 생리적인 구역질을 동반하는 기만일 뿐이다.


​영상 속 아이의 절규는 연출이 아니다. 죽음을 말하면서도 아이가 온몸으로 써 내려간 진실은 결국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스물아홉의 나는 '평범하고 밝은 여성'으로 보이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인다. 밖에서 필사적으로 유지한 가면은 집에 돌아옴과 동시에 허물어지고, 혹여나 나의 균열이 타인에게 들켜 '멘헤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책망한다.


​누군가에게는 탐닉하고 싶은 유행일지 모르나, 내게 인격장애는 지우고 싶은 낙인이자 멈추지 않는 비명이다. 생의 벼랑 끝에서 터져 나오는 이 고통을 어찌 감히 유희의 장신구로 삼으려 하는가.


​차마 끝까지 마주할 수 없어 영상을 껐다. 저 아이만은 부디 그 지독한 어둠을 건너와, 연기하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빛 아래 서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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