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극일 : 22.08.31
책으로도, 영화로도 너무 유명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편견의 연극 버전! 벌써 삼연째 사랑받는 연극 작품이라 호기심 가득 담고 프리뷰 기간에 다녀왔다. 작품을 보고 읽은 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스토리는 드문드문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라도 연극을 즐기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작품 내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연극 관극을 핑계로라도 한번 미리 보고 가면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기도!
연극 오만과편견에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표적인 부분이 있다면 앞서 말한 '다양한 인물'이다. A1, A2가 나오는 2인극이지만 배우 한 명마다 굉장히 다양한 인물을 연기한다. 작품 소개글 기준으로 두 사람이 총 21명의 인물을 연기한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경이로은 연기 쇼. 그 많은 인물의 변화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데도 인물마다의 포인트(목소리, 자세 등)가 달라서 전혀 혼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속도감 있게 느껴지고 몰입하게 된다. 사실 인터미션까지 있는 150분의 연극이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갔는데 오히려 재밌는 부분도 있고 속도감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면서 관극했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을까. 모두 각자의 성격과 가치관, 상황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누군가와 오해가 생긴다면? 대화를 하고 필요하다면 사과를, 혹은 설명을 전하면 된다. 정면돌파, 너무나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기본적인 방법이 가장 어려운 방법이라고 했던가. 누군가는 자신의 잘못을 외면하고 자신의 입장이 맞다고 세뇌하듯 믿는다. 또 누군가는 상대방에게 이유를 물어보지 못한 채 어디선가 조그맣게 슬퍼한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잘못조차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 기본적인 사과와 대화가 귀하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대화를 통해 오해를 해결하고 도움과 노력으로 진심을 주고받는 다아시와 리지의 행동들이 곧고 귀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확신이 커서 편견이 있었을 리지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오해를 풀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잘못 생각했음을 깨닫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그 특유의 고전 느낌의 이야기, 예쁜 무대, 연기 차력 쇼, 말랑말랑한 사랑. 여러모로 즐겁게 즐길 수 있었던 연극 오만과편견. 다만 의상이 의상인지라 극장이 좀 추운 편이니 꼭 외투를 챙겨갈 것! 개인적으로는 석준배우의 콜린스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아마 조만간 또 관극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