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멋진 시간 속으로 출발!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마름모 형태의 작은 섬나라다. 서울에 비해 약간 큰 아담한 사이즈다. 19세기 초에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던 싱가포르는 1963년 9월 독립해 이제 막 출범한 말레이시아 연방의 구성원이 됐다. 그리고 2년 뒤인 1965년 8월 9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탈퇴해 분리 독립을 선언한다. 천연자원이라곤 거의 없다시피 한 좁은 국토,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민족 구성……. 모두들 그들의 홀로서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싱가포르는 세상의 비관적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시아의 중심 국가로, 국제 금융 허브로, 관광대국으로 우뚝 섰다.
자원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바다를 매립해 국토를 넓히고, 싱가포르 강변의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관광객을 겨냥한 노천카페와 레스토랑과 레저시설을 들였다. 어느 해인가 열대 과일 ‘두리안’을 닮은 미래적 건축물 - 복합 예술 단지인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 -가 싱가포르 강변의 풍경을 확 바꿔놓더니 몇 해 뒤엔 또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라는 스펙터클한 건물이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다. 그 건물 57층에 들어선 수영장에서 싱가포르 시내와 강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여행 좀 한다는 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급기야 3년 전에는 싱가포르에 없는 두 가지 - 높은 산 그리고 겨울 날씨 -를 멋들어지게 재현한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가 등장해 모두를 기함시켰다. 도대체 안 되는 게 뭘까. 어제의 공터에 오늘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건 싱가포르에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DO & SEE
첫 방문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싱가포르 베스트 8
| SINGAPORE BEST 1 |
지금 싱가포르 최고의 랜드마크는 이곳
50년 전 독립국가가 된 순간부터 싱가포르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정책 중 하나가 ‘녹색도시 건설’이다. 그 결과 싱가포르 전역에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정원이 조성되었는데, 101헥타르의 매립지에 들어선 세계 최대의 인공 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그 결정판이다. 축구장 138개 크기의 거대한 정원은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 하는 초대형 슈퍼트리 그로브(Supertree Grove)와 두 개의 실내 정원-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와 플라워 돔(Flower Dome)-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건물 9~16층 높이의 나무 모양 수직 정원 ‘슈퍼트리 그로브’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구조물이다. 두 개의 슈퍼트리 사이에 매달린 공중 산책로를 걸으며 새들의 눈높이에서 정원을 즐겨보자. 저녁에는 슈퍼트리 중앙에서 조명과 음악으로 이루어진 스카이 쇼를 볼 수 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폭포, 그리고 안개와 무성한 초목에 둘러싸인 58m 높이의 산이 있다. 여기서 해발 2,000미터 이상 열대 산악지방에서 나는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로 7층까지 올라간 후 워킹 트레일을 걸어 하산(?)하며 산 높이에 따른 다양한 식물을 보는 것이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낮과 밤의 모습이 제각기 매력적이다. 100% 즐기려면 늦은 오후에 방문해 실내 정원 두 곳을 먼저 보고, 해가 진 후 숨이 멎을 듯한 슈퍼트리 그로브의 야경과 음악쇼를 감상하는 것이 요령.
▶www.gardensbythebay.com.sg
| SINGAPORE BEST 2 |
싱가포르 최초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이른 아침이면 저마다 태극권, 요가, 조깅을 하는 로컬들로 활기가 넘치고, 주말에는 잔디밭에서 가족과 함께 피크닉을 즐긴다. 140년 역사의 싱가포르 최대 공원인 보타닉 가든은 이렇듯 싱가포리안에게 매우 일상적인 공간이다. 60만 종의 식물, 3개의 호수, 싱가포르 최대의 난 공원인 국립오키드가든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공원을 즐기기 위해 여행자가 준비할 것은 편안한 운동화와 가벼운 옷차림, 그리고 반나절 정도의 넉넉한 시간이다. 2015년 7월 5일,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정식으로 등재됐다.
▶www.sbg.org.sg
| SINGAPORE BEST 3 |
싱가포르 쇼핑 일 번지
아이온 오차드, 탕스, 히렌, 파라곤, 니안 시티 등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2km에 걸쳐 이어지는 쇼핑 벨트다. 싱가포르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 숍 ‘키퍼스(KEEPERS)’도 필수 코스.
▶www.orchardroad.org
| SINGAPORE BEST 4 |
셀카봉 필수
싱가포르의 상징인 ‘멀라이언’ 동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여행자들로 하루 종일 붐빈다. 마리나 베이 샌즈, 에스플러네이드, 싱가포르 플라이어 등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들이 모두 한눈에 들어오고 가까이에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더위를 피해 쉬어가기에도 좋다. 멀라이언은 Mermaid(인어)와 Lion(사자)의 합성어로, 싱가포르의 옛 이름인 싱가푸라(Singapura)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산스크리트어로 싱가는 ‘사자’, 푸라는 ‘도시’라는 뜻이다.
| SINGAPORE BEST 5 |
가족과 함께라면 이곳
400여 종, 5,000마리의 새들이 자유롭게 날고, 헤엄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새 공원이다. 트램을 타고 여유 있게 공원을 탐방하자. 새 모이주기, 플라밍고 먹이주기, 펭귄과의 만남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마련되며, 연못 원형극장에서는 수많은 새들이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화려한 쇼도 볼 수 있다.
▶www.birdpark.com.sg
| SINGAPORE BEST 6 |
리조트부터 테마파크까지 다 있다
하루를 몽땅 할애해도 부족할 만큼 재밋거리가 넘치는 휴양섬이다. 3개의 비치, 리조트 호텔,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 리조트월드 센토사 카지노, 세계 최대 규모의 S.E.A 아쿠아리움,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등 흥미로운 놀거리가 한가득. 비치에서 해수욕을 즐긴 후 1박2일로 여유롭게 즐기는 방법도 추천한다. 시내에서 15분 거리다.
▶ www.rwsentosa.com
| SINGAPORE BEST 7 |
165m 높이에서 즐기는 아찔한 전망
마리나 베이의 중심에 자리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관람차다. 165m 높이에서 내려다본 전망이 장관.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 소요된다. 날씨가 아주 맑은 날엔 창이 공항, 센토사 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일부까지 볼 수 있다고. 싱가포르 슬링이나 샴페인, 하이티, 또는 디너가 포함된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www.singaporeflyer.com
| SINGAPORE BEST 8 |
가장 멋진 야경을 만나는 최고의 방법
강변의 낭만을 만끽하며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싱가포르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리버 크루즈가 정답이다. 과거 운반선으로 쓰였던 범보트를 타고 강을 따라 오르내리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자. 클락키에서 보트키를 거쳐 마리나 베이까지 갔다 돌아오는 데 40분이 소요된다.
▶ www.rivercruise.com.sg
EAT
싱가포르의 식탁에서 여행자가 꼭 맛보아야 할 로컬 음식 10가지 맛
싱가포르의 식탁은 세계 요리의 박람회장을 방불케 한다. 주요 구성원인 중국, 인도, 말레이, 아랍인들의 전통음식, 중국계와 말레이계의 결혼으로 탄생한 페라나칸 요리, 정통 프렌치와 이탈리안, 영국식 하이티, 모던 차이니스, 웨스턴과 오리엔탈 사이 어디쯤의 퓨전 요리까지, 여건만 된다면 하루 다섯 끼라도 먹고 싶을 만큼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이 지천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싱가포르 사람들은 대개 식도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길 뿐 아니라 맛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다.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여행 중 어디에서 무얼 먹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적은 이유다. 싱가포르에 가서 꼭 먹어야 하는 로컬 음식 10가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칠리 크랩(chilli Crab). 칠리와 토마토 소스에 게를 볶아 매콤하고 달콤한 맛을 낸다. 소스를 만들 때 전분과 달걀을 풀어 걸쭉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더하는데, 게살을 모두 발라 먹은 후 남은 소스에 밥을 넣어 비비거나 기름에 튀긴 번을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열대와 아열대지방에 사는 살이 꽉 찬 머드 크랩을 쓴다. 노사인보드, 점보, 롱비치 시푸드 등이 칠리 크랩으로 유명하다. 물론 시내의 호커센터에서도 먹을 수 있다.
싱가포르 음식문화를 이야기할 때 호커센터를 빼놓을 수 없다. 호커란 본래 손수레를 밀고 다니는 포장마차 개념의 노점을 뜻하는데, 이들을 한곳에 모은 것이 바로 호커센터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지하의 푸드코트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실내가 아니라 실외에 있다는 것. 싱가포르의 가정은 부부가 모두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날이 더워 집에서 조리를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외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즉 어느 동네에도 로컬들이 즐겨 찾는 호커센터가 있다는 뜻이다. 100개 이상의 점포가 있는 차이나타운의 대형 호커센터 ‘맥스웰’은 접근성이 좋고 맛집도 많아 여행자에게도 인기가 높다. 맥스웰에서 알아주는 메뉴 중 하나가 하이난 치킨 라이스(Hainanese Chicken Rice)다. 닭을 삶아 한입 크기로 자르고 닭 삶은 육수에 밥을 지어 함께 내는 이 음식은 중국 남부 하이난 성 출신의 초기 이민자들에게서 유래했다. 맑은 간장, 생강 페이스트, 곱게 간 칠리 등 세 가지 소스가 함께 나오며, 담백하고 부드러운 닭고기와 향긋한 밥을 소스에 살살 비벼 먹는다.
세 번째는 카야 토스트(Kaya Toast)다. 싱가포르의 국민 조식이라 할 수 있는 이 메뉴는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 사이에 버터와 카야잼(코코넛과 달걀, 설탕, 판단 잎으로 만든다)을 듬뿍 발라 커피와 함께 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반숙 달걀까지 곁들이면 든든한 아침식사가 된다. 카야 토스트 전문점, 호커센터, 커피와 간단한 스낵류를 파는 코피티암(Kopitiam: 코피란 ‘커피’를 뜻하는 말레이어)에서 먹을 수 있다. 유명한 카야 토스트 전문점 ‘야쿤 카야 토스트’에서는 카야잼을 비롯해 선물용품도 판매한다. 야쿤 카야 토스트는 서울에도 분점을 냈다.
네 번째는 커리와 코코넛 밀크로 만든 걸쭉하고 매콤한 국물에 쌀국수, 새우, 어육 완자, 숙주 등을 넣어 만든 페라나칸 요리 ‘락사(Laksa)’다. 말레이 소스인 삼발 칠리를 넣어 먹으면 풍미가 훨씬 더 좋다. 대개의 락사 음식점에서는 생선살에 코코넛 밀크, 칠리 페이스트, 레몬그라스, 마늘을 섞어 반죽한 후 바나나 잎에 싸서 찌고 숯불에서 살짝 구운 오탁 오탁(Otak Otak)을 함께 판다. 락사와 오탁 오탁은 페라나칸 음식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다. 페라나칸이란 먼 옛날 말레이 반도로 건너온 중국인 남성(바바)과 현지 말레이 여성(논야)의 결혼으로 탄생한 독자적인 문화를 일컫는다. 즉 싱가포르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말레이인과 싱가포르에 가장 대규모로 이주해온 중국인이 만나 서로의 재료와 조리법을 주고 받으며 만들어낸 것이 페라나칸 요리다.
다음으로는 어묵이 들어간 피시볼 누들(Fish Ball Noodle)이 있다. 따끈한 국물에 쌀국수와 어묵이 들어 있는 피시볼 누들 수프, 국물 없이 매콤한 칠리 소스를 끼얹어 나오는 피시볼 누들 드라이 중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일종의 비빔면인 피시볼 누들 드라이를 주문하면 어묵과 국물을 별도의 그릇에 담아준다.
간간하고 달콤한 말레이식 볶음국수 ‘차 퀘이 테오(Char Kway Teow)’도 인기다. 쌀국수 면 중에서 얇고 납작한 종류를 사용하며 간장, 새우 페이스트, 달걀, 새우, 숙주 등을 넣고 볶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음식으로 사테(Satay)도 빼놓을 수 없다.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새우 등을 꼬치에 끼워 구운 사테는 대표적인 말레이 음식의 하나다. 직화로 구워 이른바 불맛이 살아 있으며,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달콤하고 고소한 땅콩 소스를 찍어 먹는다.
인도계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리틀 인디아 지역의 명물 ‘피시 헤드 커리(Fish Head Curry)’도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음식이다. 이칸 메라(Ikan Merah)라는 커다란 생선 대가리를 매운 커리에 통째로 넣어 끓인다. 밥과 함께 서빙되며 생선이 들어갔지만 비린 맛이 전혀 없다. 시원한 라임 주스를 곁들이면 매운 맛을 중화시키면서 훨씬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래플스 호텔 롱 바(Long Bar)에서 탄생한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이 있다. 1915년 래플스 호텔 바텐더였던 니암 통 분(Ngiam Tong Boon)이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었다. 진, 체리 리큐어, 파인애플 주스, 라임 주스 등이 들어가며 영롱한 붉은 빛을 띤다.
어디에서 먹을까?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1 |
마칸수트라 글루턴스 베이
Makansutra Gluttons Bay
싱가포르 강변의 노천 호커센터. 매일 오후 6시에 오픈해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www.makansutra.com/eateries-home.aspx?mid=1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2 |
MBS 라사푸라 마스터즈
MBS Rasapura Masters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 지하의 푸드코트. 다양한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싱가포르 전역의 맛집 중 엄선한 업체들이 입점했다. www.marinabaysands.com/restaurants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3 |
블루 진저
Blue Ginger
싱가포르 최고의 페라나칸 식당. 3~4명이 밥을 기본으로 육류, 채소류, 해산물 등 5~6가지 반찬을 함께 주문하는 것이 요령. www.theblueginger.com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4 |
리 씽 테오추
Li Xin Teochew
어묵과 칠리 소스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피시볼 누들 전문점. 5종류의 면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수프(국물이 있는 것)와 드라이(국물이 없는 것) 중 선택해 주문한다. 아이온 오차드 쇼핑몰 지하 푸드코트에 분점이 있다.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5 |
328 카통 락사
328 Katong Laksa
이스트 코스트의 카통에 본점이 있고 시내 쪽에는 MRT노베나 역 근처와 퀸스타운 역 근처에 분점이 있다. 메뉴는 락사와 오탁 오탁, 나시 레막 등 3종류. http://328katonglaksa.com.sg
| 로컬 음식이 맛있는 식당 6 |
롱 바
Long Bar
오리지널 싱가포르 슬링은 이곳에서 경험하자. 1887년 설립된 유서 깊은 명문 호텔 ‘래플스’ 2층에 있다. 안주로 집어 먹는 땅콩 껍질을 그대로 바닥에 버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Neighborhood
이곳에 가면 싱가포르가 보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차이나타운, 리틀 인디아, 아랍 스트리트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지역이라면 티옹 바루, 하지 레인, 뎀시 힐과 같은 신흥 명소는 싱가포르의 요즘 젊은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추구하는 지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 SINGAPORE NEW 1 |
티옹 바루 TIONG BAHRU
오래된 서민 주거지가 감각 넘치는 핫 플레이스로
최근 가장 단숨에 붐업된 이 동네는 본래 조용한 서민 주거지였다. 오래 전 지은 낮은 아파트들이 여유 있게 어깨를 맞대고 있어 확실히 고층 빌딩 천지인 다른 지역에 비해 아늑하다. 티옹 바루의 유명세는 카페, 꽃집, 서점, 디자인 숍과 같은 ‘작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 때문에 생겼다. 변화를 주도한 것은 북스액추얼리(BooksActually)라는 인디 서점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 연남동이 그랬고 요즘 성수동이 또한 그런 것처럼 작가와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서점을 따라 들어와 정착했고, 커피 전문점인 포티 핸즈(40 Hands)가 들어서면서 변화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포티 핸즈는 호주 출신 바리스타 해리 그로버가 싱가포르의 영향력 있는 외식 그룹인 스파 에스프리와 합작해 문을 연 카페다. 포티 핸즈와 더불어 인기가 높은 티옹 바루 베이커리(Tiong Bahru Bakery)도 스파 에스프리의 작품이다. 파트너는 세계적 스타 제빵사 중 한 명인 콘트란 쉐리에. 이 사람은 서울 삼성동의 파르나스 몰에서도 매장을 운영한다. 티옹 바루를 즐기는 패턴은 이렇다. 티옹 바루 베이커리에서 인기 메뉴인 크루아상을 또는 컵케이크 가게 플레인 바닐라(Plain Vanilla)에서 케이크를 먹고 포티 핸즈에서 진한 롱 블랙 한잔, 그리고 북스액추얼리에서는 책을 구경하고 그 옆 스트레인지레츠(Strangelets)에 들어가 예쁜 그릇 등 수입 주방용품과 디자인 소품에 눈도장 찍기.
| SINGAPORE NEW 2 |
하지 레인 HAJI LANE
독특한 패션, 디자인 숍이 모여 있는
티옹 바루가 ‘지역’이라면 하지 레인은 ‘골목’이다. 아랍계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캄퐁 글람 지역의 좁은 골목길 이름이 하지 레인. 여기는 본래 오래된 숍 하우스들이 모여 있어 국가가 보존하던 구역이다. 1층은 상점, 2층 이상은 주거 용도로 일종의 주상복합 건물인 숍 하우스는 싱가포르 특유의 건축 형태다. 별볼 일 없던 골목길에 젊은이와 관광객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패션 부티크 숍이 하나 둘 들어선 4~5년 전부터. 카페를 비롯해 독특한 디자인만 모아 놓은 옷가게, 아름다운 텍스타일 숍 등 길지 않은 골목 전체가 흥미로운 숍들로 가득하다. 뻔한 것 말고 뭔가 재미 있는 아이템을 쇼핑하고 싶다면 하지 레인을 찾을 것.
| SINGAPORE NEW 3 |
뎀시 힐 DEMPSEY HILL
보타닉 가든 옆 이국적인 동네
숲과 나무에 둘러싸인 뎀시 힐은 대단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영국군 막사로 쓰이던 곳인데, 지금은 개조한 건물에 레스토랑과 카페, 퍼브, 바 등이 들어섰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다. 푸른 정원에서 에그 베네딕트와 같은 서양식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P.S카페, 호주에서 온 식재료 전문점 ‘존스 더 그로서’, 싱가포르 최초의 소규모 맥주 양조장 ‘레드닷 브루어리’ 등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 많다.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은 지역, 음식, 축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표현되는데 특히 각 민족의 커뮤니티가 형성된 차이나타운, 리틀 인디아, 아랍 스트리트에 가면 뚜렷하게 드러난다. 차이나타운은 관광지로도 명성이 높다. 싱가포르 최고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 음식점이 있는 맥스웰 푸드센터도 차이나타운에 있다. 이슬람 사원인 술탄 모스크가 있는 아랍 스트리트는 19세기에 아랍 상인들이 개척한 거리다. 아랍 스트리트와 이어지는 리틀 인디아는 인도의 축소판이다. 커리 전문점, 힌두사원을 만날 수 있고 24시간 영업하는 인기 쇼핑몰 ‘무스타파 센터’도 이곳에 있다.
ART
싱가포르, 세계 미술시장의 아시아 허브를 꿈꾸다
지난 20여 년 간 싱가포르는 ‘아시아 현대미술의 보고’를 꿈꾸며 부단히 노력해왔다. 베이징에 이어 싱가포르가 세계 미술시장에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아트 테마의 여행을 즐기기 좋은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 MUSEUM & GALLERY |
독일의 디자인 전문 박물관 레드닷의 아시아 첫 번째 브랜치도 싱가포르에 둥지를 틀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옛 교통청 본부로 쓰였던 차이나타운의 레드닷 트래픽 건물에 들어선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은 붉은색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또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밤이면 뮤지엄 전체가 후끈 달아오른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마켓(Market of Artist and Designers, MAAD), 매드가 열리기 때문이다. 평소 뮤지엄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주말엔 6시)이지만 이날은 일찌감치 전시를 마감하고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마켓이 펼쳐진다. 싱가포르 전역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미술품, 액세서리, 가구, 음식을 들고 나와 선보인다. 이날만큼은 뮤지엄 입장료도 무료라 마치 축제와 같은 마켓의 흥겨운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지난 7월 3일엔 매드 개최 9주년을 맞이해 방문객들에게 프리 기프트를 나눠주기도 했다. 8월 14일, 9월 4일, 10월 2일에 각각 매드가 예정되어 있으니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www.museum.red-dot.sg
: Yellow trip 카카오 스토리
https://story.kakao.com/ch/yellowt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