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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llowballoon Mar 16. 2016

참을 수 없는 달콤함
전 세계 마성의 디저트

살살 녹는 부드러움에 반하고 쾌락적인 달콤함에 취하는 디저트

DESSERT


프랑스에서는 디저트를 ‘천사의 웃음’이라 칭송한다.

달콤한 디저트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마법처럼, 누구든 빙그레 미소를 짓기 때문이다.

살살 녹는 부드러움에 반하고 쾌락적인 달콤함에 취하는, 맛도 모양도 매혹적인 세계의 디저트를 소개한다.


새콤달콤한 중국 북방의 대표 간식 TANGH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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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처럼 생긴 산사나무 열매를 설탕 시럽에 굴린 후 대나무 꼬치에 꽂은 새콤달콤한 과자로 불량식품처럼 보이지만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디저트이자 간식거리다. 북송시대 광종의 애첩인 황귀비(黃貴妃)가 병에 걸려 음식을 먹지 못하자 이에 대한 처방으로 약효가 있는 산사나무 열매와 설탕을 함께 달여 먹게 해 병을 고쳤다는 소문이 나면서 널리 퍼졌다. 최근에는 딸기, 키위, 파인애플 등으로 만든 탕후루가 더 큰 인기를 누린다. 겨울이면 칭다오에서 탕후루 축제가 열리며 축제에 참가한 중국인들은 이 과자처럼 자신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고 달콤해지기를 기원한다.


쾌락적인 달콤함을 품은 프랑스 디저트 MACARON & MILLE-FEUILLE

··롱 & 밀··

한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색, 그리고 사르르 녹는 달콤함.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 마카롱이다. 마카롱은 독특한 질감을 품고 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하며, 속은 살살 녹는다.

즉 마카롱은 프랑스 제빵기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개당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의 마카롱 사랑은 변함이 없다. 마카롱을 맛있고 또 예쁘게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 때문이다.

밀푀유 또한 섬세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디저트다. 이스트 없이 많든 페이스트리 사이에 커스터드 크림을 넣어 겹겹으로 쌓아 만든 이 케이크는 바라만 봐도 정성이 보인다. 밀푀유를 직역하면 ‘천 겹의 잎사귀’란 뜻. 얇은 페이스트리들이 입 안에서 여러 조각으로 바스러지면 고소함, 달콤함 등 다양한 맛이 터져 나온다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페이스트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터키의 BAKL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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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권 디저트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음을 홀릴 정도의 달콤함이다. 바클라바 또한 ‘지옥의 달콤함’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달다. 바클라바는 얇고 투명한 겹겹의 파이 반죽 사이에 견과류를 넣고 설탕을 녹인 시럽을 더해 만든다. 식감은 바삭하며, 오도독 씹히는 견과류와 달콤한 시럽의 풍미가 일품이다. 모양새 또한 아름다워 페이스트리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데, 여왕답게 축하와 행복을 기원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디저트다. 대부분의 터키 사람들은 케밥을 먹은 뒤 커피와 함께 바클라바를 먹는다.


향긋한 로즈워터를 뿌린 인도의 GULAB JA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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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행자들이 꼽는 맛있는 디저트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 바로 인도의 굴랍자문이다. 굴랍자문은 우유와 밀가루로 반죽한 도넛을 기름에 튀긴 다음 설탕 시럽을 뿌려 만든 것으로 잠이 확 깰 정도의 단맛을 품고 있다. 굴랍자문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라이가라는 인도의 작은 왕국을 찾은 손님이 왕에게 잠불(자문)이라는 과일을 선물했고 그 맛에 반한 왕은 씨앗을 심었지만 재배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본 왕실 요리사가 물소 우유를 장시간 졸여 자문 크기로 빚은 다음 로즈워터 시럽을 뿌려 왕에게 바치면서 굴랍자문의 역사가 시작됐다. 금방 만든 굴랍자문은 뜨거운 시럽에 잠시 담가 먹는데, 생강향이 도는 달콤함이 아주 매력적이다. 식혀서 쫄깃해진 굴랍자문에는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으면 더욱 맛이 좋아진다.


스위스 태생의 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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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초콜릿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스위스다.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는 초콜릿 양이 무려 11kg을 넘는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초콜릿이 가장 늦게 유입된 나라이지만 초콜릿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나라이기도 하다. 1875년 세계 최초로 밀크초콜릿을 탄생시킨 것. 알프스 산맥에서 사육한 젖소의 우유로 만든 밀크초콜릿의 맛은 더없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남다른 초콜릿 사랑을 뽐내듯 스위스 곳곳에는 유명 초콜릿 숍과 브랜드가 즐비하고, 매년 11월 취리히에서는 초콜릿 트램도 운영한다.

초콜릿 소비량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초콜릿을 많이 먹는 나라일수록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다는 것. 미국 프란츠 메세를리 박사 연구팀이 초콜릿 섭취량 수치와 인구 대비 노벨상 수상 횟수를 비교 분석했는데, 초콜릿 소비량과 노벨상 수상 횟수가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는 코코아의 플라보노이드가 사고력 향상과 뇌혈류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는 스위스이며, 그 뒤를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잇는다. 


이탈리아의 열정이 담긴 CANNOLI & NAPOLITAN BABA

··리 & 나·····

마피아 세계를 그린 영화 <대부>에 카놀리가 등장한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 것. 거사에 앞서 카놀리부터 사놓은 클레멘자는 배신자를 제거한 직후 부하에게 이렇게 말한다. “총은 두고 카놀리나 챙겨”. 도대체 카놀리가 무엇이길래? 카놀리는 튜브 모양의 파이 안에 거품을 낸 달콤한 리코타 치즈를 채운 이탈리아의 대표 디저트다. 파이의 바삭함과 허니 리코타 치즈의 달콤함을 만끽할 수 있어 식후 화이트 와인과 함께 즐긴다. 나폴리탄 바바는 럼으로 흠뻑 젖은 작은 이스트 케이크다. 만들 때 컵과 같은 틀에서 굽기 때문에 부풀어오른 모양은 윗부분이 컵 위로 동그랗게 솟은 모양이다. 소프트한 케이크를 럼에 푹 담가 맛을 내는데, 완성된 바바의 맛은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입안에 넣으면 말 그대로 사르르 녹는다. 아주 조그마한 아기 ‘바바’부터 정말 큰 케이크 크기의 할아버지 ‘바바’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케이크 SCAHERTO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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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를 말할 때 음악 말고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비엔나 커피와 자허토르테다. 그러나 빈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비엔나 커피의 본래 이름이 아인슈패너 커피이기 때문이다. 1832년 메테르니히 왕자의 요리사였던 프란츠 자허가 발명한 자허토르테는 밀도 높은 초콜릿 스펀지 사이에 살구잼을 넣고 표면에 두껍게 초콜릿을 입힌 케이크다. 초콜릿 맛이 무척 달고 진한데, 먹을수록 서서히 기품이 느껴지며 무엇보다 아인슈패너 커피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캐나다의 봄을 품은 달콤함

MAPLE TAF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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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봄은 메이플 시럽의 계절이다. 매년 3월이면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의 메이플 시럽 농장은 메이플 수액을 받는 작업으로 분주하다.

농장에서는 수액들을 모아 슈가쉑(Sugar Shack)이라는 건물로 옮기는데, 슈가쉑에 모인 수액을 오랜 시간 끓여 걸쭉하게 만들면 메이플 시럽이 완성된다. 이맘때가 되면 농장에서는 시럽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놓고 슈가링 오프(Sugaring-Off) 파티를 연다. 파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메이플 태피다. 깨끗한 눈 위에 메이플 시럽을 붓고 급속히 얼어가는 시럽을 나무막대로 돌돌 말아 먹는 메이플 태피는 그윽한 단맛과 쌉싸래한 뒷맛으로 캐나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캐나다의 봄을 품은 디저트다.


열악한 항해 속에 피어난 부드러움

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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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으로 떠서 먹어야 할 만큼 부드럽고 촉촉한 데다 너무 달지 않아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하는 푸딩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푸딩은 극한 조건에서 탄생했다. 17세기 항해 중이던 배 안에서 먹을 것이 떨어지자 남은 빵 부스러기, 밀가루, 과실, 달걀 등 있는 재료를 모두 섞어 헝겊에 싸서 찐 것이 푸딩의 시초였다. 이후 일반 가정으로도 퍼져나갔고, 웨일즈 지방의 애플 푸딩, 켄트 지방의 체리 푸딩 등 영국의 각 지방마다 고유의 디저트 푸딩이 생겨났다. 영국에서는 로스트비프에 곁들이는 음식으로도 쓰이는데, 잘게 썬 쇠기름을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카스텔라처럼 구워낸 요크셔 푸딩이 그것. 우리나라 순대와 비슷한 블랙 푸딩도 있다.


겹겹의 페이스트리가 품은 달달함 APFELSTRU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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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중앙 유럽 어디에서나 사랑 받는 디저트다. 애플파이와도 유사한 아펠슈트루델은 겹겹이 쌓인 얇은 페이스트리 안에 사과, 건포도, 계피가루, 그리고 설탕이 어우러져 과자 같이 바삭한 질감과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한입 베어 물면 진득하게 졸인 사과와 부드러운 생크림이 조화를 이뤄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아펠슈트루델은 그 위에 슈가파우더를 살짝 뿌려 디저트로 주로 먹는데, 뜨겁게 데워 먹어도 좋고 차게 식은 것도 맛있다. 커피와 함께 즐기면 최상의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다. 아펠슈트루델은 독일어로 ‘사과’를 뜻하는 ‘아펠’에 소용돌이를 뜻하는 ‘슈트루델’이 더해진 이름이다.


글 _ 이현주(음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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