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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Apr 20. 2022

완료한 일에는 빨간 밑줄 쫙!

20공 바인더에 To do list를 쓰고 완료한 일에는 빨간 밑줄 쫙!

20공 바인더에 To do list를 쓰고 완료한 일에는 빨간 밑줄 쫙!


시간관리 플래너마다 완료한 일을 체크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앞 쪽에 X를 하기도 하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하죠. 저는 빨간 밑줄을 쫙 그어서 지워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함께 모임을 하던 분이 빨간 밑줄을 그으면 어때요?라고 말을 했고, 그때부터 시작한 방식이었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미완성의 과제를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러시아의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의 이름을 딴 것이죠.  


어느 날 자이가르닉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스테이크의 굽기, 음료, 디저트, 여기에 이런저런 옵션까지 더하면 상당히 많은 내용의 주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웨이터는 그 주문을 모두 순간적으로 기억해냈고 주방으로 가서 그 주문을 전달했습니다. 어떻게 그 수많은 주문을 헷갈리지 않을 수 있는 걸까.  자이가르닉이 식사 후 그 웨이터에게 자신의 주문 내용을 다시 물었습니다.  이때 웨이터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주문을 받고 그 주문을 주방에 전달하고 나서는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죠. 주문을 전달하기 전까지는 주문 내용을 계속 기억하고 있지만 주문을 전달하고 나니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잊어버린 것입니다. 자이가르닉은 이런 경험을 하고 난 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 164명을 A, B 두 집단으로 나누고 간단한 과제를 주었죠. 이때 A집단은 과제를 수행할 때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았고 B집단은 과제를 중단시키거나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하며 과제 수행을 방해했습니다. 실험이 끝나고 난 후 오히려 과제 수행에 방해를 받았던 B집단이 A집단보다 과제를 2배 이상 기억해냈습니다. B집단이 기억한 과제 중 68%가 도중에 중단시켰던 과제였고 끝까지 끝낸 과제는 32% 기억해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왜 방해받지 않았던 과제가 더 쉽게 기억되지 않았을까요? 자이가르닉은 해결되지 않은 미완성 과제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무의식에 남아있고 결국은 끝내려는 경향이 있어 기억 속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모두 마친 A집단의 경우는 과제를 잊어버리고 방해를 받아 마무리 짓지 못한 B집단은 더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 것이죠.


이런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오전에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적어서 기록해두면 우리의 무의식에 그 일이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시간 날 때마다 다시 한번 체크하게 되면 아직 마무리 못했다는 생각이 계속 나를 따라다니죠. 스트레스가 되지 않느냐고요? To do list 목록에는 내가 신중하게 생각해서 하기로 선택한 일들이 적혀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나에게 중요한 일이겠죠. 따라서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는 편이 더욱 좋습니다. 스트레스로 느껴지는 일이라면 정말 나에게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To do list 목록에 처음부터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기억하게 되면 실행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약간의 긴장감이 유지되기 때문에 빨리 이 일을 끝마치고 싶어 지기 때문이죠. 그렇게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일을 마친 후 20공 바인더에 쭉 긋는 빨간 줄은 “이제 그 일을 잊어도 괜찮아”라는 신호를 줍니다. 머릿속에 개운한 느낌으로 편안한 마음을 주게 되죠.


따라서 오전에 20공 바인더를 체크하고 저녁에 다시 20공 바인더를 점검하면 자이가르닉 효과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뇌는 쉬지 못하고 계속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빨간 줄을 긋는 것은 과제를 완수했다는 하나의 신호가 되는 것이죠.


“이제 그만 잊어도 괜찮아”


머릿속에서 그 일을 잊어도 된다는 신호가 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뇌를 쉬게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전 저녁에 이 작업을 해주면 완성된 모든 과제를 잊고 뇌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완료된 일을 의식 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푹 잠들 수 도 있답니다.


또 일을 완료하고 나서 빨간 줄을 쫙 그을 때 묘하게도 짜릿한 희열이 느껴집니다. 빨간색의 시각적 효과와 함께 줄을 그을 때 종이와 펜의 감촉을 느끼면서 "끝냈다!!!"라는 성취감이 촉각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성취감은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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