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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May 16. 2019

[뮤지컬 추천] 빨래

다들 서울살이 어떤가요?

(원본 출처 :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8018218)

 2005년 정식 초연 이후 15년째 롱런(long run : 장기 흥행하는 작품을 의미)하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입니다. 연출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추민주 씨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으로 임창정, 홍광호, 이정은, 정문성 배우도 거쳐 간 소극장 뮤지컬로 유명합니다. 힘겹게 서울살이를 하는 소시민의 삶을 '빨래'라는 소재로 엮어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대표적인 힐링 뮤지컬입니다. 초연 당시 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작사상 및 극본상을 받았습니다. 2009년 공연에서는 개작을 거쳐 노래를 7곡에서 18곡으로 늘리고, 공연 시간도 1.5시간에서 2.5시간으로 늘어났는데, 이 공연 또한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극본상, 작사/작곡상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2012년에는 교과서에 뮤지컬 극본이 실릴 정도로 교육적인 가치도 인정받았습니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고향인 강원도를 떠나 서울로 올라온 지 5년 된 강원도 아가씨 '나영'
작가는 못 돼도 책은 좀 볼 것 같아 제일서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기대와 다르게 책 진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어느 날 빨래를 널로 올라간 옥상에서 우연히 이웃집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되고
어색한 첫인사 후 두 사람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느 날 '나영'은 동료 언니를 부당하게 해고하려는
서점 사장 '빵'의 횡포에 맞서다 자신도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상심에 빠져 술에 취한 '나영'은 집으로 가는 길에 '솔롱고'를 만나게 되고
둘은 취객의 시비에 휘말리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는데...


- 서나영 : 서울살이 5년 차, 27살의 당찬 강원도 아가씨

- 솔롱고 : 꿈을 위해 한국에 온 순수한 몽골 청년

- 주인할매 : 나영과 희정 엄마가 세 들어 사는 반지하방 주인

- 희정엄마 : 애인과 밤낮으로 싸우면서 온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애교쟁이

- 구 씨 : 희정 엄마와 매일 같이 싸우지만, 마음만은 다정한 로맨티시스트

-  : 야비한 서점 사장, 모든 직원의 만년 술안주

- 마이클 : 솔롱고의 친구이자 재간둥이 필리핀 청년

- 여직원 : 나영의 제일 서점 새침데기 직장 동료




매력 포인트 1 : 사회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뮤지컬

 이 뮤지컬은 '빨래'라는 공통된 소재로 여러 사람의 서울살이를 담은 옴니버스식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옴니버스식 형식이란, 공통의 주제 혹은 소재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모여진 형식을 의미합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비슷한 작품입니다. 이 뮤지컬의 등장인물들을 보면 어디선가 우리 주변에도 있을 법한 그런 캐릭터들입니다. 취직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온 사람,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사람, 부당 해고를 당한 비정규직,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온 외국인... 놀랍게도 2003년에 쓰인 이 뮤지컬이 담고 있는 사회는 2019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비정규직, 장애인 복지, 주거 문제, 다문화, 외국인 노동자 인권 등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습니다. 이 작품이 힐링 뮤지컬로 유명한 이유이기도 하죠.


매력 포인트 2 : 위로와 희망을 담은 힐링 노래

 힐링 뮤지컬인 만큼 노래가 전반적으로 위로와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18곡 중에서 대표적인 힐링 노래 3곡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래마다 가사 일부를 인용하였는데, 가사에 공감이 간다면 무대 영상 링크를 통해 이 뮤지컬이 자신의 취향과 맞을지 확인해 보길 바랍니다.  


 나영이 동네로 이사를 오면서 이 뮤지컬의 첫 번째 노래 '서울살이 몇핸가요'가 시작됩니다. 모든 배우가 무대에 나와 부산하고 정신없이 움직입니다. 하지만 다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모든 배우가 그 자리에서 동작을 멈추고, 조명은 배경이 아닌 인물에게 집중됩니다. 이러한 연출적 효과 덕분에 관객들을 "서울살이 몇 핸가요?"라는 노래 가사에 귀 기울이게 되고, 관객은 저마다 그 질문에 답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에 빠지게 됩니다. 단숨에 관객을 극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 뛰어나서 연출적으로 정말 훌륭한 오프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얻어갈 것이 많아 찾아왔던 여기
잃어만 간다는 생각에 잠 못 드는 우리
당신과 내가 만나고 헤어지는 동안
서울살이 늘어갑니다."


  '비 오는 날이면'은 운전기사와 회사원의 코믹한 신세 한탄으로 시작하지만 솔롱고의 슬픈 솔로를 거쳐 애달픈 서울살이를 노래하는 합창으로 끝납니다. 하나의 노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처음과 마지막이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또한 운전대 하나만으로 재현한 버스 안무와 우산을 활용한 무대 연출이 굉장히 참신합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건
우리에게 남아 있는 부질없는 희망 때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흔들리는 내 꿈을 쫓아가 보지만
남는 건 허탈한 마음뿐"


 '슬플 땐 빨래를 해'는 희정엄마와 주인할매가 나영을 위로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희망적이고 밝은 노래이며, 빨래를 털며 비눗방울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정말 기발하고 환상적인 연출입니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 거야."


매력 포인트 3 : 변화무쌍한 무대 변화

 소극장 뮤지컬에는 무대에서 다양한 공간적 배경을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에서는 무대를 변화무쌍하게 바꾸며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지하방, 옥탑방, 옥상, 슈퍼마켓 등으로 깨알같이 꾸며져 있어 실제 한 동네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벽을 뒤집으면 단숨에 서점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어떻게 무대가 바뀔지 기대하면서 보는 것도 뮤지컬 '빨래'를 더 재밌게 보는 방법입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뮤지컬을 통해 위로받고 힐링하고 싶은 분, 공연을 즐기며 마음껏 웃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소극장 뮤지컬이기 때문에 배우와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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