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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Jul 02. 2019

[뮤지컬 추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남성 백조의 우아한 춤

(원본 출처 : http://www.lgart.com/UIPage/perform/calender_view.aspx?seq=252492)

 이 작품은 영국의 천재 안무가인 매튜 본(Matthew Bourne)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재해석하여 만들어 낸 댄스 뮤지컬입니다. 댄스 뮤지컬이란, 뮤지컬의 3요소(음악, 연기, 춤) 중에서 춤이 주가 되는 뮤지컬을 의미합니다.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에서 최고의 무용 작품상을 받았으며, 미국 토니상**에서는 최고의 연출가, 안무, 의상 디자이너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 뮤지컬은 영국 웨스트엔드(West End)와 미국 브로드웨이(Broadway) 역사상 가장 롱런(long run : 장기 흥행하는 작품을 의미)하는 무용 작품입니다. 또한 이 뮤지컬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에서 성인이 된 빌리가 발레리노가 되어 무대에서 날아오르는 장면에 활용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 영화 속 장면 보러 가기 : https://youtu.be/eRbwbt57lW0


*로렌스 올리비에상(Laurence Olivier Awards) : 영국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웨스트엔드(West End)뿐만 아니라 런던연극협회에 등록된 극장에 올라온 작품 중 우수작을 표창하는 시상식.

**토니상(Tony Awards) : 미국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브로드웨이(Broadway)에 올라온 작품 중 우수작을 표창하는 시상식. 정식 명칭은 '앙투아네트 페리 연극상(Antoinette Perry Award for Excellence in Theatre)'이지만, 그녀의 별명이었던 '토니(Tony)'를 따와 '토니상(Tony Awards)'이라고도 부른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현대 영국 왕실,
여왕(The Queen)의 뒤를 이어 언젠가 왕이 될 왕자(The Prince)는
어릴 적부터 왕위 계승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왕자는
엄격한 왕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 친구조차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된 왕자는
절망에 빠져 자살을 하려고 한다. 

그 순간, 어릴 적 꿈에서 만났던 백조(The Swan)가 나타나 그를 구한다.
그러나 파티에서 어머니를 유혹하는 낯선 남자(The Stranger)는 어딘가 모르게 백조와 닮았고,
그를 본 왕자는 혼란에 빠진다.


- 백조 The Swan & 낯선 남자 The Stranger : 왕자가 어릴 적 꾸었던 악몽 속 존재. 하지만 왕자가 절망에 빠진 순간 나타나 그를 위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왕을 유혹하는 낯선 남자는 어딘가 모르게 백조의 모습과 닮았고, 이는 왕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 왕자 The Prince : 어머니인 여왕의 사랑을 갈구하는 유약한 왕자. 어릴 적 꿈에서 본 백조에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강인함과 자유를 백조에게 투영시키기도 한다.

- 여왕 The Queen :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로 아들이 보는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은 남자들과 어울리지만, 정작 아들인 왕자에게는 사랑을 주지 않는 엄격한 어머니이다.




매력 포인트 1 : 블랙 뮤지컬로 재해석된 '백조의 호수'

 이 뮤지컬은 동화 원작인 '백조의 호수'를 현대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입니다. 여성 백조를 남성 백조로 바꾸면서 원작이 어떻게 재해석되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 원작의 스토리를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왕자는 호숫가에서 백조 무리 중 한 마리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바뀌는 광경을 마주한다.
사악한 마법사의 저주로 백조가 된 그녀는 백조의 여왕 오데트였고,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본 적 없는 누군가가 오데트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해야만 한다.

하지만 왕자의 결혼을 서두르는 왕실에서는 무도회에 공주들을 초대한다.
마법사는 오데트와 똑같이 생긴 오딜을 무도회에 데려오고,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 왕자는 오딜을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약속하고 만다. 

절망한 오데트는 죽음을 선택하려 하고,
오딜이 오데트의 환영이라는 것을 깨달은 왕자는 급히 호수를 찾아간다.
사악한 마법사가 왕자와 오데트에게 저주를 풀 수 없다고 이야기하자
그 둘은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하며 함께 호수에 빠진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저는 영화 '블랙 스완(Black Swan)'이 떠올랐습니다. 유명 발레단 소속 여주인공은 가녀린 백조(오데트)와 매혹적인 흑조(오딜)를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자신을 극단으로 내몰고, 현실과 환영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는데요. 이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왕자(The Prince) 또한 백조(The Swan)에 대해 다음과 같은 복잡한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두려움 : 어릴 적 악몽 속에 나타났던 백조를 두려워합니다.

고마움 : 절망 속에 빠진 왕자가 죽음을 맞이하려는 순간에 나타나 그를 구해냅니다.

부러움 : 왕자가 지니지 못한 강인함과 자유가 투영된 존재입니다.

- 질투심 : 여왕은 젊은 남성들과 어울리지만 정작 아들인 왕자에게는 사랑을 주지 않습니다. 무도회에서 백조와 닮은 낯선 남자가 어머니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고 그를 질투하게 됩니다.


매력 포인트 2 : 대사 없는 춤 공연

 대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고전 발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형식의 무용 공연입니다. 발레 동작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더라도 내용 및 감정 이해를 하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로지 배우들의 몸짓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가장 아름다운 춤 장면은 호수 공원에서 펼쳐지는 백조의 군무입니다. 달빛이 비치는 스산한 밤, 고요한 호수 공원의 배경 자체도 굉장히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백조와 왕자의 듀엣은 아름다우면서도 아련한 느낌이 가득했고, 백조 무리가 만들어내는 광경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있습니다. 여성 백조가 만들어내는 느낌과는 또 다른 남성 백조만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 남성 백조 군무 보러 가기 : https://youtu.be/XjEabdA8NMY


매력 포인트 3 : 다채로운 의상

 토니상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의상은 이 뮤지컬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왕실 배경에서는 격식 있으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의상이 등장합니다. 여왕을 제외한 대부분의 왕실 사람들은 대체로 무채색 톤의 의상을 입고 있으며 이로 인해 딱딱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왕실 배경과 대조되는 뒷골목 바(bar)에서는 화려한 색을 사용하였고, 스타일도 훨씬 자유분방합니다. 파자마 차림에 어두운 코트만을 걸치고 나온 왕자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넘치는 이 화려한 공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외로워 보입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고전 발레 공연보다 자유로운 형식의 무용 공연을 관람해보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어두운 장르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도 이 공연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겁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http://www.lgart.com/UIPage/perform/calender_view.aspx?seq=25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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