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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Jun 21. 2019

[뮤지컬 추천] 썸씽 로튼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가 본 미래에 뮤지컬이?

(원본 출처 :  http://www.caci.or.kr/Home/Main.aspx)

 뮤지컬 '썸씽 로튼(Something Rotten)'은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상하며, '만약 셰익스피어 시절의 런던이 뮤지컬의 황금기인 브로드웨이의 30년대와 비슷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굉장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기발하고 신선합니다. 저는 이 뮤지컬이 정말 작정하고 웃기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코미디 장르는 작품이 만들어진 곳과 문화적 배경이나 언어가 다른 경우에 관객이 개그 포인트를 놓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이러한 장애물에도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줍니다. 게다가 자막은 영화 '데드풀'의 초월 번역으로 유명한 황석희 번역가가 맡았기 때문에 믿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뮤지컬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있는데,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남우조연상 하나를 수상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후에 최고 뮤지컬상을 수상하지 못한 'Loser' 뮤지컬(... 그러나 모두 흥행에 성공해 롱런하는 작품들이었죠.) 그룹에 자신도 속하게 되었다며 이마저도 마케팅으로 활용했습니다. 자신을 조롱거리로 삼았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돋보이는 일화였습니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

당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맞서기 위해
'닉 바텀'은 위대한 예언자인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
그의 조카뻘인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간다.
그는 '뮤지컬'이 미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귀띔해준다.

하지만 뮤지컬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다시 한번 예언자를 찾아간다.
무언가 어설퍼 보이는 그는
'셰익스피어'의 다음 작품이 '오믈렛(Amlette)'이라 추측한다.
그렇게 '바텀 형제'는 뮤지컬 '오믈렛'을 무대에 올리게 되는데...


- 닉 바텀(Nick Bottom) : 나이젤의 형이며 연기 '극단'의 리더. 함께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성공을 위해 셰익스피어보다 더 훌륭한 글을 쓰고 좋은 공연을 하고 싶어 함.

- 나이젤 바텀(Nigel Bottom) : 어쩌면 셰익스피어보다 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극단의 메인 작가. 깊은 감수성을 가졌으며 사랑하는 것, 사랑에 대하여 글을 쓰는 것에 푹 빠져있음.

-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 르네상스 최고 록스타. 자신감 넘쳐 보이지만 인기의 크기만큼 초조함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베껴서라도 성공을 유지하려 함.

-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Thomas Nostradamus) :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 삼촌처럼 미래를 보는 데 능숙하거나 재능이 있지는 않음.

- 샤일록(Shylock) : 유대인 대금업자이기에 공식적으로 투자자가 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닉의 조력자를 자처하며 예술의 후원자로 인정받고 싶어 함.




매력 포인트 1 : 빵빵 터지는 웃음

 우선 캐릭터 이름에서부터 언어유희가 등장합니다. '바텀 형제'의 성인 'Bottom'의 뜻을 알아볼까요?

bottom [bɑːtəm]
[명사 ] 1. (서열상의) 바닥, 최하위 2. 엉덩이

-NAVER 어학 사전-

첫 번째 뜻은 밑바닥입니다. 잘 나가는 '셰익스피어(Shakespeare)'와 비교되며, 그의 소망이 그려진 노래 'Bottom's Gonna Be on Top'이라는 노래에서 그 의미가 잘 드러납니다. 두 번째 뜻은 엉덩이로, 그를 조롱하는 느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대표곡인 'A Musical'에는 뮤지컬을 비꼬는 가사가 등장합니다. 가사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닉 바텀 : 그 망할 뮤지컬이란 게 뭔가요?
토마스  : 대화를 멈추고, 노래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연극인 것 같아.
닉 바텀 : 노래로요?
토마스  : 응.
닉 바텀 : 잠시만요. 그러니까 배우가 대사를 친 다음에 뜬금없이 노래를 부른다고요?
토마스  : 그렇다니까.
닉 바텀 : 와 그건 정말... (노래 시작) 제가 들어본 것 중에 제일 멍청한 소리네요.

아무 이유 없이 노래를 시작하는 뮤지컬을 멍청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노래를 시작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관객들은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문학청년 '나이젤 바텀(Nigel Bottom)'과 시 문학에 빠져 있는 '포샤(Portia)' 사이의 순수한 사랑 장면조차도 웃음이 터집니다. 나이젤이 쓴 시를 감상하는 것을 마치 섹스하는 것처럼 묘사한 것도 발칙하고 기발한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시는 나이젤과 포샤가 교감하는 장치라는 점이 나름 공통점이네요.


 이 외에도 웃음 포인트가 매우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직접 공연을 보러 가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매력 포인트 2 : 유명 뮤지컬을 한 자리에

 이 뮤지컬에는 다양한 뮤지컬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패러디한 장면을 찾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특히나 '바텀 형제'의 뮤지컬 '오믈렛'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바탕으로 다른 뮤지컬이 짜깁기되어 있습니다. 물론 패러디된 뮤지컬을 모르더라도 또 다른 재미가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음은 제가 보면서 발견한 뮤지컬 목록입니다. 혹시 이것 외에 추가로 발견한 게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키드(Wicked) / 미스 사이공(Miss Saigon)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 애니(Annie) / 렌트(Rent) /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 / 코러스 라인(A Chorus Line) / 애비뉴 큐(The Avenue Q) / 저지 보이즈(Jersey Boys) /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 /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 캣츠(Cats) /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시카고(Chicago)


매력 포인트 3 : 셰익스피어의 재해석

 이 뮤지컬에서는 영국이 낳은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를 잘난 척하는 재수 없는 캐릭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성공을 위해 '나이젤 바텀(Nigel Bottom)'의 작품을 베끼기까지 하죠. 그런데도 셰익스피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그를 마치 모두의 사랑을 받는 슈퍼스타로 그리고 있으며, 앙상블은 그가 등장하기만 해도 열광합니다. 그래서인지 '셰익스피어'의 노래(Will Power)는 주로 락 스타일이고, 팝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대사와 가사 곳곳에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작품 속 대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노래로 재탄생한 '셰익스피어'의 시적인 대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이 뮤지컬에서 패러디하고 있는 뮤지컬이 많기 때문에 평소 외국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분은 숨겨진 뮤지컬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만약 패러디한 뮤지컬을 잘 모르더라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즐기고 싶은 분, 코미디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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