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성공 신화
공유, 임수정이 출연한 영화 '김종욱 찾기'가 뮤지컬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인 걸 아시나요? 한국 소극장 창작 뮤지컬 역사상 처음으로 영화화된 역사적인 작품이 바로 이 뮤지컬입니다. 이 뮤지컬은 2006년 대학로에서 첫 공연을 올리고 무려 14년째 롱런(long run : 장기 흥행하는 작품을 의미)하는 작품입니다. 아련한 첫사랑을 소재로 한 이 뮤지컬은 이미 연인들 사이에서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이 뮤지컬의 극작 및 작사를 맡은 장유정 연출은 한국 창작 뮤지컬 분야에서는 굉장히 유명하고 중요한 분입니다. 이분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장유정 연출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제가 지금 소개하는 '김종욱 찾기' 외에도 그녀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그날들'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작품 하나를 성공시키기도 어려운 한국의 창작 뮤지컬 제작 환경에서 롱런하는 작품을 여럿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장유정 연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재학 당시 졸업 작품으로 이 뮤지컬을 선보였습니다. 무려 2년 동안 꼼꼼하게 구상한 덕에 대본을 쓰는 데는 고작 사흘이 걸렸다고 해요. 그렇게 이 뮤지컬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공연계에서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영화 '김종욱 찾기'로 영화감독 데뷔를 하게 됩니다. 뮤지컬 영화가 아닌 일반 영화로 만들었고, 뮤지컬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서 뮤지컬을 이미 봐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분들도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출연했던 여러 뮤지컬 배우가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 그들을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 뮤지컬은 일인 다역을 연기하는 남자 배우가 개그 캐릭터를 맡고 있습니다. 이를 '멀티맨'이라고 하는데요. 20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여장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외국인이나 노인이 되기도 합니다. 나중에는 멀티맨이 등장하기만 해도 하면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의상을 순식간에 바꿔서 등장하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멀티맨이 웃음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어, 멀티맨을 맡은 배우가 개그 캐릭터를 잘 소화할수록 관객의 웃음소리와 박수가 커지더라고요. 예매할 때 리뷰가 좋은 배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장유정 연출은 이 뮤지컬을 단순히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장유정 연출은 여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통해 주제를 담았습니다. 여주인공은 인도 여행에서 여러 번 김종욱과 우연히 만나고, 김종욱이 자신의 운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나겠죠."
서로 마음도 확인했지만, 수많은 기회에도 그녀는 그를 붙잡지 않습니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이죠. 그녀는 그저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기려고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운명의 상대와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당당한 성격의 그녀도 결국 인간관계에서는 겁쟁이가 되어버린 것이죠. 누구든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할 때도 실패할까 두려워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 관객은 여주인공을 통해 이 뮤지컬에 공감하는 것이죠.
14년째 롱런하는 만큼 이 뮤지컬을 거쳐 간 배우들이 매우 많습니다. 남자 배우 중에는 오만석, 엄기준, 강필석, 신성록, 김무열, 민우혁 배우가 있고, 여자 배우 중에는 오나라, 김지현, 유리아 배우가 있습니다. 저는 2014년에 이 뮤지컬에서 유리아 배우를 처음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풋풋한 신인일 때 본 배우가 점점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것 또한 팬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기쁨과 보람입니다. 뮤지컬 팬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따라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김.종.욱 이름 석 자 빼곤 아는 게 없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 첫 고객의 '첫사랑'을 찾아야 한다.
과연, 그 여자는 첫사랑 김종욱을 만날 수 있을까?
1-2만 원 정도의 부담 없는 비용으로 질 좋은 뮤지컬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뮤지컬 티켓값이 부담스러운 분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장유정 연출의 다른 작품을 즐겁게 보았거나, 한국 창작 뮤지컬에 처음 입문하는 분에게도 추천합니다. 첫사랑을 소재로 한 로맨스 코미디 장르이기 때문에 연인과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