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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Nov 06. 2022

'예비엄마' 될 수 있겠죠?

워커홀릭 10년차 직장인의 임신준비

결혼 3년차, 30살 IT회사 본부장이다. 

22살부터 일을 시작해 내년이면 곧 사회생활 10주년을 맞이한다. 한 회사에서 10년은 아니지만, 어디서 무슨일을 해도 내 사업처럼 뛰어들었다. 그렇게 성장하는 날 보는 즐거움이 너무 컷다. 나에게 직장은 단순 돈벌이가 아니라 일을 하는게 즐겁다. 


회사 생활 말고도 난 개인의 생활도 너무 소중하다. 퇴근하면 글쓰기 모임을 하고, 주 2회 필라테스, 종종 마라톤 참여를 위한 준비, 책읽기 등 내 개인의 성장을 느끼며 삶의 즐거움을 느낀다. 


그럼에도 항상 결혼을 일찍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중학교 2학년때부터 꾸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경단녀'라는 단어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며, 결혼 4년차를 앞둔 지금, 계속 망설이게 된다. 


누구하나 나에게 "2세 계획은 언제쯤 있어?"라고 쉽사리 물어보지 못한다. 눈빛에서는 궁금함이 한가득인듯 하지만 부모님 조차도 내가 먼저 계획이 있다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한번을 묻지 않으셨다. 주변에서도 느낄 만큼이나 내게는 인생 최대의 고민이다. 






결혼하자마자 아기를 갖고 싶어 했던 남편에게 신혼생활을 조금 하다가 22년에 준비하자고 약속을 했었다. 막상 올해가 다가오니 나도 회사에서 새로운 조직을 안정화 해야할 시기였고, 21년도 퇴사를 한 남편도 22년 새출발을 하다보니 암묵적으로 어려움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내가 먼저 남편에게"2세를 맞이할 맘의 준비가 되었어?" 라고 묻자 당연하다는 듯 자신은 언제나 바랬다고 말을 하는 남편이었다. 고민이 많는 내게 용기를 주고자 망설임 없이 답했지만 내 눈엔 남편도 '진짜 아빠'가 되기 위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보였다. 


내 느낌은 얼추 맞았다. 최근 잠깐의 대화를 통해서 "결혼 하자마자 아기를 갖고 싶다고 할 때는 그냥 어떻게든 키우면 되겠지. 아이가 좋으니까..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게 아니구나 라는걸 느껴.." 라는 말을 한마디 멋쩍게 웃으며 꺼냈다. 


항상 확신있게 언제든 갖고 싶다고 이야기 하던 남편이 오히려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 되니 '조금 더 현실감 있게 고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심도 되었다. 그저 서로 마음이 준비 될 땐 너무 늦는건 아닐까 라는 걱정도 살짝 들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1) 나처럼 개인의 커리어가 너무 소중하지만 더 늦기 전에 임신을 고민해야하는, 일을 좋아하지만 내 아이의 성장도 지켜보고 싶은 '예비엄마'를 준비하는 마음을 기록

2) '예비아빠'들이 조금은 우리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서로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

3) 육아에만 전념할 생각을 하는 '예비엄마'들이 조금은 더 사회에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


이 글이 언젠가 나와 내 남편에게, 그리고 훗날을 함께하고 있을 아이에게 서로를 더 소중하게 느끼게 해주는 글이 될 것 같아 설레는 마음도 든다. 저출산 시대에도 출산을 고민하는 멋진 '예비부모'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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